30여년간 영양군 수비면에서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김호익(63) 씨는 지난해 억대 부농이 됐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산기슭 비탈진 밭에서 시작된 김 씨의 고추농사는 3남매 자식을 공부시켜 시집'장가 보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빈농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영양군이 지역의 대표 상품인 고추의 명성 알리기와 품질관리, HOT 페스티벌과 직거래 판매, 고추유통공사 설립, 각종 고추농 지원책 등에 힘입어 해마다 소득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국적인 고추값 상승에 힘입어 1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면서 '억대농'이라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김 씨는 "지난해 전국적인 고추 생산 부진에도 불구하고 영양고추는 영양군의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병해충 방제사업, 고품질 생산 지원 등으로 작황이 좋았다"며 "이 때문에 고추농가들이 1980년대 초반에 한차례 경험했던 '대박농사'를 또다시 이루게 됐다"고 기뻐했다.
지난해 영양지역에는 김 씨처럼 고추농사를 통해 억대 부농으로 진입한 농가가 400여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2010년 106농가에 비해 크게 늘었으며, 4천44가구인 영양지역 전체농가의 10%에 달해 경북도의 억대농가 비율인 4%의 2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영양지역의 대표 소득작목인 고추 생산량이 30% 정도 줄었으나 시중 판매가격의 초강세가 지속되면서 농가소득 증가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영양군은 앞으로 전국적인 고추 명성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고추산업기반시설 조성 및 농가경영비 부담경감을 위한 농자재 공급사업, 홍고추 수매사업 및 고추재배 농가 시설지원사업, 친환경농법실천 등에 41억원을 지원하고 고추가격 안정화를 위해 고추유통공사를 통한 계약재배물량 확대 및 수매제도를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미래농업 5대 주력성장작목으로 고추, 사과, 한우, 양파, 천궁을 선정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기반정비 및 품질고급화사업에 78억원, 친환경 농업육성을 위한 각종 직불제사업 및 친환경농업기반조성에 6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농업도 재래식 관행농업에서 벗어나 경영마인드를 도입해 생산비를 줄이고 경쟁력을 갖추면 발전할 수 있고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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