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기업인 '윤남텍'(YoonNam Tech)의 가습기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서 가습기 부문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도 오히려 가습기 부문 판매량에서 3달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이 업체의 성공은 지역 대학과 공동 추진한 연구 덕분이다. 안석환 대표는 "가습기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이를 제품화할 방법이 없던 중 경북대와 영진전문대 등의 산학협력 프로그램 지원 덕분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학과의 산학연구를 통해 성장하는 지역 중소기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업체와 기술력을 갖춘 대학이 협력해 윈윈 효과를 내고 있는 것.
지역 기업들의 산학지원은 크게 기술력과 제작비 등 두 가지 분야다. 전문가를 둔 대학이 컨설팅 작업을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거나 고가의 장비 사용 기회 제공, 시제품 제작 비용 획득에 직간접적으로 나서고 있다.
윤남텍은 2009년 7월부터 2010년 초까지 세척이 간편한 초음파 가습기 금형 개발 과제를 영진전문대학 테크노센터와 공동으로 추진, 제품화에 성공했다. 아이디어를 가진 윤남텍에 테크노센터는 쾌속조형기와 고속가공기 등 장비와 기술을 총동원해 설계에서 제품 생산까지 지원했다.
자동차용 고무'플라스틱 부품 등을 생산하는 에나인더스트리 역시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대구대와 협력해 성과를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력이 부족해 제품 결함이 많았고, 내구성도 떨어져 큰 경쟁력을 갖지 못했다"며 "대구대와 손을 잡으면서 고가의 장비 지원과 모델 설계, 신제품 개발, 소재 신뢰성 평가 등 기술 공동 개발을 이뤄내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개발한 최첨단 기술을 이전받아 경쟁력을 키우기도 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실시간 운용체제(OSEK-OS) 기반 차량 정보디스플레이 기술'을 지난달 지케이알에 이전해 큰 성과를 거뒀다. 'OSEK-OS' 기술은 지금까지 대부분 해외에 의존해 왔지만 DGIST가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지케이알은 기술 이전으로 개발 비용을 절감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등 비용 절감의 효과를 누렸다.
이러한 대학 공동 연구는 인력 양성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내고 있다. 친환경 자동화 농기계제조업체인 근우테크㈜는 2005년 영남이공대학과 산학연 공동 컨소시엄을 통해 주력제품인 콩 파종기 시제품을 생산, 2008년 첫 판매 이후 매년 70%의 꾸준한 성장을 이끌어오고 있다. 회사는 협력을 통한 성장뿐 아니라 최근 대학의 관련학과 학생과 교수를 현장에 초대해 실습을 하는 등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연호 이사는 "회사에서 실습을 거친 학생들을 채용할 경우 우리는 숙련자를 받을 수 있다"며 "기술력과 자금 지원뿐 아니라 인재도 제공받을 수 있어 산학협력은 신생기업과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산학협력 모델에 대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강원 원장은 "산학연 협동연구사업을 적극 활용할 경우 벤처기업을 육성할 수 있고 기업의 체질 개선과 고부가가치로의 업종 전환에도 도움이 된다"며 "정부와 지원기관 역시 대학과 기업의 기술 격차를 줄이면서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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