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과 금호강이 합수하는 다사지역은 물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전해온다. 다사(多斯)라는 지명도 신라어로 '물(水)'이라는 뜻이다.
다사읍 박곡리와 방천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금호강에 돌다리가 놓여 있었다. 예전부터 사람들은 이 돌다리를 '도깨비 다리'라고 불렀다. 1980년대까지는 이곳에 잠수교가 있었지만 지금은 강위로 왕복 2차로의 콘크리트 교량이 설치돼 있다. 이 자리에 해랑교(海娘橋)가 있었다 한다.
해랑교라 이름붙여진 사연은 이렇다. 옛날 낙동강을 이용해 지역 간 산물을 교환하던 시절 바다의 소금배가 이곳 여진(驪津) 나루터까지 올라오던 때였다.
어느 날 젊은 아낙이 어린 딸과 함께 소금배에 몸을 싣고 이곳까지 오게 됐다. 그는 남편을 여의고 의지할 곳 없이 떠돌아다니던 처지였다.
하루끼니조차 의지할 곳이 없었지만 젊은 아낙은 동네 사람들의 후한 인심 덕에 잠시 머물게 됐고 호구지책으로 나루터에 주막집을 차리게 됐다.
이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그를 '해랑어미'라 불렀다. 반반한 얼굴에 사내들의 유혹도 많았지만 딸자식 하나만 보며 알뜰하게 살았다. 딸 해랑이가 성장하자 이웃마을 마음씨 좋은 사내를 데릴사위로 맞아들이게 됐다.
이때 건넛마을 홀아비가 농사까지 지으며 부지런하게 생활하는 해랑어미를 눈여겨보며 종종 일을 거들어 주는 날이 많아졌다. 해랑어미는 서서히 홀아비에게 마음을 주게 된다. 눈이 맞은 두 사람은 밤이면 몰래 만나 서로의 과거를 위로하면서 사랑을 싹틔워 갔다.
어미의 밤 외출이 잦아지자 해랑과 남편은 뒤밟아 두 사람의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딸과 사위는 안타까운 마음에 모른 척했다. 차가운 날씨에 강을 건너다니는 어미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 마음이 무척 아팠다.
이들 부부는 한밤중에 몰래 바윗돌을 옮겨 사흘 만에 강을 쉽게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를 놓았다. 영문을 몰랐던 마을 사람들은 갑자기 뚝딱 생겨난 돌다리라며'도깨비다리'라고 이름 지었다. 뒤늦게 사연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해랑어미와 홀아비를 불러 혼례를 치러주고 앞날의 행복을 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달성'김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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