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여성 출마자 쏟아질까…전략공천에 여성 절반 할당

남성 주자들 "과도한 배려"

'여자라서 행복해요!'

유명한 냉장고 광고 문안이면서 4'11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민주통합당 여성 예비후보들의 최근 심경이다. 새누리당에서도 여성 우대 방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민주통합당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반면 '예선'에서 여성 예비후보들과 불공평한 입장에서 경합을 벌여야 하는 남성 예비주자들은 여성 정치인에 대한 당의 과도한 배려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최근 전략공천지역 가운데 절반에 여성 후보를 공천하고 지역구 경선에 참여하는 여성 예비후보들에겐 20%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여기에 비례대표 홀수 번호에 여성을 배치하도록 한 공직선거법까지 유지될 전망이어서 민주통합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정치인들의 입이 귀에 걸렸다.

실제로 정치권 주변에서는 새누리당은 몰라도 적어도 민주통합당 내부에서는 그동안 여성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여성 국회의원 30%' 시대를 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그동안 여성계에서 주문해 온 여성정치참여 활성화 방안을 대부분 수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성계에서는 ▷선출직 30% 여성할당제 제도화 ▷전략공천에 여성 후보 50% 공천 ▷우세지역에 여성 후보 30% 공천 ▷비례대표 남녀교호순번제(여성 홀수 순번 배치) 등을 요구해 왔다.

민주통합당의 한 여성 예비후보는 "가뭄으로 척박했던 땅에 비가 내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며 "불균형이었던 한국정치의 구조를 바로잡고 여성의 정치참여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남성 예비주자들은 불만이 많다. 여성 정치신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과도한 탓에 본선경쟁력과 상관없는 경선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더불어 이 같은 각종 여성 배려 정책들이 여성 정치신인이 아니라 기존 여성정치인의 기득권 유지에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19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정청래 전 의원은 "지역구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여성후보의 경우 이미 공천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며 "기성 여성 정치인의 정치생명연장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폐단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이 같은 남성 예비주자들의 불만에도 불구 여성 정치인에 대한 배려는 유지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한명숙 대표를 포함 평생을 여성계에 몸담아 왔던 분들이 공천과정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있다"며 "그분들 입장에선 정치를 그만두고 난 이후를 생각해서라도 여성 정치인들에 대한 배려를 제도화시켜 놓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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