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선시대 일기 '한국판 해리포터' 꿈꾼다

국학진흥원 600여 가지 가공…다양한 이야기, 생활상 '스토리 테마파크

조선시대 일기가 이야기 소재로 다시 태어난다. 영국의 신화와 민담을 결합해 영국의 대표적 콘텐츠로 만들어낸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조선의 일기에서 한국판 해리포터의 가능성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이 지난해부터 조선시대 일기류를 번역, 가공하는 '문화콘텐츠 소재뱅크 구축사업'을 통해 만든 이야기 소재 600여 개를 최근 인터넷 사이트 '스토리 테마파크'(http://story.ugyo.net)를 통해 제공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국학진흥원은 7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인터넷 이야기 사이트 '스토리 테마파크' 시연회를 열었다.

스토리 테마파크에는 임진왜란 발발 직전에 태어난 광해군의 알려지지 않은 자식 이야기, 조선시대 외교 사신 공식 만찬에서 음식을 도둑맞은 사건, 살인사건으로 비화한 말도둑 이야기 등 공식적인 역사 기록에는 나오지 않는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하다.

600여 개의 재구성된 이야기마다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의미, 용어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으며 당시 건축물과 복식 등을 보여주는 이미지 중심의 멀티미디어 자료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날 시연회 자리에는 KBS 교양 프로그램 '역사스페셜'의 장영주 CP(책임프로듀서), 영화 '이끼'의 원작 만화가 윤태호 씨, 인기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성균관 스캔들' 원작 소설을 펴낸 출판사 파란미디어 이문영 주간 등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시연회에서 만화가 윤태호 씨는 "고전은 그동안 한자를 읽고 그 행간의 의미를 알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이 있는 사람만 접근할 수 있었는데, 이번 번역'가공 작업을 통해 일반인도 고전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문영 주간은 "'대장금'의 경우 조선왕조실록 기록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우수한 드라마가 탄생한 대표적 사례"라면서 "조선시대 일기 자료를 통해 작가들이 더 많은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지지통신 서울지국 하기하라 다이스케 특파원은 "사극은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많은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극의 소재를 찾는지 궁금했다"면서 "조선시대 일기 자료는 재미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국학진흥원 이상호 디지털국학실장은 "민간의 일기류 자료에는 공식적인 기록 자료와 달리 다양한 서사 구조와 일상의 생활상이 반영된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를 담았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사업을 통해 약 1만여 개 이상의 다양한 이야기 소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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