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립 20주년 맞은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대구지대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25명에 새 생명…"더 많은 사랑 전해야죠"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사랑실은교통봉사대 대구지대 대원들이 사무실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사랑실은교통봉사대 대구지대 대원들이 사무실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영군 지대장
정영군 지대장

"택시기사와 자영업자, 주부 등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도우는 게 정말 보람 있어요."

사랑실은교통봉사대 대구지대(지대장 정영군'59)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대구지대는 최근 대구 북구 구민운동장 옆 사무실에서 회원들과 자문위원 50여 명이 신년인사회를 갖고 봉사 의지를 되새겼다. 대구지대는 1992년 창립 이후 각종 모금활동과 회원 회비를 보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25명에게 수술비 전액을 지원해 새 생명을 열어줬다. 심장병 어린이 한 명을 수술하는 데 1천500만원의 엄청난 비용이 든다. 대구에서는 자매결연을 한 경북대병원이 수술을 도왔다.

이날 신년회에는 대구지대 지원 심장병 수술 첫 수혜자인 김영미(40) 씨도 초교생 아들 2명과 함께 참석해 대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김 씨는 창녕여고 재학생이던 1992년 12월 심장병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결혼해 건강하게 살고 있다.

정영군 지대장은 "처음에 택시 기사들이 운전석 옆에 심장병 어린이 돕기 껌통을 설치해 성금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 큰 성과로 연결됐다"며 "무엇보다 대원 및 후원자들의 헌신적인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대구지대에는 대원과 자문위원 4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심장병 어린이 돕기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대구지대는 무연고자 장례식도 치러주고 있지요. 지난해 무연고자 2명에게 일반인과 동일하게 장례식장을 빌려 추모하고 염, 입관, 화장 등 장례를 치러줬죠."

무연고자는 병원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연고 여부를 조사한 후 선정하고 매년 9월에는 장례를 치른 무연고자에 대해 합동제사도 지내주고 있다.

대구지대는 대구시와 교통안전공단과 연계해 교통안전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지난 설 명절 때는 동대구역과 북대구IC에서 귀향객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했다. 또 매년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대구와 전주지대 간에 영호남 교류로 효행 행사를 갖고 있다. 이날 전주 대원들은 달성공원에서 어르신들에게 무궁화꽃을 달아주며 효 사상을 고취하고 있다는 것.

이 밖에 어린이 놀이터 청소나 개보수 등 노력봉사와 정기적으로 양로원과 고아원을 찾아 위문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중학생에게 장학금도 지급하며 남북통일 후 북한동포를 돕기 위한 성금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회원들 모두 장기기증 운동에도 동참하고 있어요. 대원들은 사후 자신의 장기를 다른 생명을 살리는 데 기증한다는 서약서를 썼어요."

봉사활동을 위해 다양한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매월 팔공산 길목에서 행락객을 대상으로 가두모금을 펴고 있다. 식당 등 업소 70여 곳에도 모금함을 설치해 사랑의 성금을 모으며 매년 일일찻집도 열고 있다. 연말에는 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에서 가두모금과 함께 시민들에게 교통봉사대 활동보고회도 갖는다.

15년 택시운전 경력을 가진 정 지대장은 2010년 11월부터 대구지대를 이끌고 있다. 낮에는 보험업, 밤에는 대리운전을 할 만큼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고 있다.

정 지대장은 "대원들 대부분이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봉사 열정이 대단하다"면서 "앞으로 지대 홍보와 회원 영입을 통해 우리 이웃에 더 많은 사랑을 전하겠다"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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