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제강부 직원들이 평소 멘토링 활동으로 부모처럼 모시던 자매마을 홀몸어르신의 장례식을 치른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이달 1일 포항시 남구 송도동에 살던 고 함정녀(86) 할머니가 노환으로 운명했다는 소식을 들은 제강부 직원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송도동 소외계층 어르신들을 피를 나눈 가족 이상으로 모셨던 터라 그 슬픔은 더욱 컸다.
청송이 고향인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서울로 시집가 자식 넷을 두었으나 전염병으로 모두 잃고 할아버지와 사별 후 송도동의 햇볕도 들지 않는 골방에서 홀로 지내다 86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주변에는 친인척 등 아무 연고가 없어 제강부 직원들이 포항시의 지원을 받아 할머니를 병원 장례식장에 모시고 영정 사진을 만들어 조문객을 맞이하며 밤을 새워 할머니 곁을 지켰다.
특히 할머니의 멘토였던 제강부 박종대 씨는 상주로서 장례식장을 떠나지 않았다.
2일 발인식에는 운구의 선두에 박종대 상주가, 자매마을 담당자와 포스코 외주파트너사 멘토들이 운구를 도와 할머니와의 마지막 자리를 함께했다.
포항제철소 남수희 제강부장은 "지난 설 명절 때 할머니를 찾아 뵈었을 때 따뜻한 웃음으로 맞이해 주셨는데 이제 영영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아리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는 2009년부터 제선부, 제강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해도동, 송도동 등 제철소 인근 지역 자매마을에서 홀몸어르신 멘토링 활동을 해 오고 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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