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찰 고위 간부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잇따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일선 경찰서장이 지침을 어기고 범죄 피의자의 편의를 봐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부임 두 달도 안 돼 대기발령 상태인가 하면 대구경찰청 간부가 내부 규정을 어기고 직속 관할 부대에 아들을 배치했다가 물의를 빚고 있다. 일부 고위 경찰관들의 이 같은 행위는 경찰에 대한 지역민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리는 일일 뿐 아니라 공정사회에 대한 사회적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지난해 초 터진 '함바 비리' 사건은 30만 경찰에게는 불행한 일이자 충격 그 자체였다. 전직 경찰청장이 구속되는 등 일부 고위 경찰관들의 비리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로 씻을 수 없는 치욕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찰 내부에서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은 사안의 경중을 떠나 결코 떳떳한 일이 아니다.
물론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사건 관계자 등에게 조금 더 신경을 쓰는 등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엄하게 규정을 지키고 바르게 일 처리를 한다면 경찰에 대한 신망이 더 커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공직자가 이런 본연의 자세를 저버리고 사사로운 관계에 얽매여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계속된다면 경찰 전체를 봐서라도 결코 이로운 일이 아니다.
몇몇 경찰의 잘못된 처신이 전체 경찰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불행한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찰은 스스로 반성하고 특권 의식을 버려야 한다. 공직자로서 바른 자세와 공정한 일 처리만이 경찰의 가치를 높이고 존경받는 경찰상을 정립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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