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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美적 감동/변미영 화가

나는 전시장에서 관람객들로부터 "그림을 볼 줄 모른다"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라는 논의와 자주 접한다. 즉 미적 감동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인 것이다. 미술품의 가치가 소비 중심의 미술시장으로 치닫는 현대는 그림을 감상하는 기준이 모호해져 있다. 처음엔 즐겁고 기쁜 감동으로 시작한 미술 애호가들은 점점 투자의 가치를 통해서 평가되는 미술품의 존재 이유에 동의하게 된다. 화가의 입장에선 슬픈 이야기다. 그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적 감동에 대한 일관성이 흔들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미술의 '미(美)'는 중국 최고(最古) 자전인 한대(漢代) 설문해자의 풀이로 '羊이 큰 것'이며 그 뜻은 '맛있다'이다. '살찐 양고기가 맛있다'라는 미각적(味覺的) 의미에서 기원하는 이 '美'는 관능적 감동성을 나타낼 때 널리 부르게 되었다. '맛있다' '달다'는 것은 음식물이 입안 혀에서 즐거운 감각을 가짐으로써 마음이 즐겁고 기쁜 감동을 느끼는 육체적'관능적 체험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특히 고대 중국인들의 미의식은 '美'라는 문자와 병칭해 인생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의 하나인 '색(色)'으로부터 받는 시각적 감동과 동반했다. 이것은 미적 감동의 본의가 색에 의해 변화'확산된 것이다. 결국 미적 감동은 색의 시각적 감동과 '식(食)'의 촉각적 감동성에서 기원한다. 그것은 본능적'무의식적으로 가장 근원적인 생명의 실체로서 한 상징인 동시에 촉각적으로 파악하고 감동하는 미로서 동경하고 욕망한다. 결국 미의 의미는 이로부터 기원하고 점점 그 상징적인 것으로부터 형상화된 것이다. 중국 고대인의 미적 체험은 혼을 매혹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깊고 격한 감동에 있었다. 그들에게 미적 감동을 주는 대상은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하고 일상에서 생을 활기 있게 하는 사물이 그 본질이라 규정하였다. 결국 그러한 미의식은 정신적인 미적 감동과 더불어 산수, 자연의 경치, 사람들의 빼어난 기예, 문장, 회화, 조각 등에서 질적 변화의 대상 범위가 확대되고 다양해져 왔다. 중국의 경우 회화사상 회사후소(繪事後素)를 시작으로 그 논의가 약 2천500여 년의 역사를 짓고 있다.

현재는 소수의 평가가 대중의 미적 감동을 좌우하고 가격 상승이 예술가의 붓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미술품이 경매장에서 대다수 평가되고 작품가격 대비 달라지는 그 지위는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 이러한 방식은 기대는 크지만 미적 감동은 미비하다고 본다. 미술품에 대한 감상의 범위는 다분히 개인의 취향에 좌우되어야 한다. 중국 육조시대 그림 품평의 기준이 되었던 사혁(謝赫)의 화6법(기운생동, 골법용필, 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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