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경우에도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의사로서의 권위도, 병원의 이윤도, 조기치료에 대한 욕심도 환자의 생명 앞에서는 모두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최경효(46)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울산대 의과대학 교수)가 늘 가슴속에 품고 있는 의사로서의 소신이다.
그는 진료와 연구, 강의로 이어지는 숨 돌릴 새도 없는 일과를 소화하면서도 자녀들이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높았다.
최 교수는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부인과 제가 아이의 진로에 도움이 되고 지도가 가능한 상황이 된다면 좋을 것"이라며 "아이가 이 길을 가기를 원하고 능력이 된다면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의 부인 역시 현재 재활의학과 개업의다.
그는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힘들어 이송된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병세가 차도를 보일 때, 제자가 훌륭한 연구업적을 기록했을 때, 학계의 오랜 숙제였던 과제를 풀어냈을 때 의사로서 더 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최 교수는 장애를 입은 환자들이 다시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근골격계 질환으로 시름하고 있는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질환 또는 수술 후유증 등을 이유로 음식물의 목 넘김이 힘든(연하장애) 환자들에게는 구세주로 통한다.
그는 "최근에는 수술 및 진료행위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크게 좋아져 무턱대고 수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어졌다"며 "의료진과의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몸이 스스로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1965년 대구시 남구 이천동에서 2남 2녀의 차남으로 태어난 최 교수에게 대구는 그저 푸근한 곳이다. 대학 진학과 함께 고향을 떠나 지금은 1년에 서너 차례 정도밖에 어머니가 계신 고향집을 찾지 못하지만 고향의 정은 잊을 수 없다.
"누구에게나 그럴 겁니다. 고향은 제가 역시 어디 비할 데 없는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기차역에서 내려 고향집으로 가는 택시에만 올라도 집에 왔구나 싶다니까요. 예전 집 앞 봉덕시장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기억이 생생합니다."
최 교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의대 진학을 결심했다. 5살 때 옥상에서 떨어져 크게 다친 본인을 정성스럽게 치료해 주시던 의사 선생님이 모델이었다.
그는 진학'직장생활을 이유로 고향을 떠나야 하는 젊은 후배들에게 "어떤 일을 하든 자신감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최 교수는 자신의 전공 영역인 재활신경외과 분야에서 대구경북 의료진들의 수준이 상당하다고 평가하고 지역의 의료인들의 역량에 걸맞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보다 활발한 홍보활동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대봉초, 경복중, 대륜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친 뒤 현재의 서울아산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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