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입춘(4일)이 지나고 우수(19일)가 다가오고 있다. 예전 같으면 농사 준비에 한창 바쁠 시기다. 요즘 농업에 관심을 갖는 도시민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오는 5월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발효를 앞두고 있고, 대구시의회도 지난해 12월 도시농업 지원조례를 통과시켰다.
도시농업은 환경과 먹을거리 문제, 그리고 레저'여가, 인성교육, 보람과 가치 있는 노후준비 등 다양한 이유에서 주목받고 있다. 농업에 대한 아무런 지식조차 없는 도시민들이 쉽게 초보 도시농부가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직접 기른 채소가 식탁에 오르면, 가족의 기쁨과 행복이 배가 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초보 농부는 진정한 도시농부로 가는 첫걸음이다.
◆씨앗'모종 고르기=초보농부는 쉽고 간편하게 키울 수 있는 작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농사의 고단함을 체험하기보다는 농사짓는 기쁨과 즐거움을 먼저 경험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추, 쑥갓, 케일, 청경채, 배추와 같은 잎채소가 가장 무난하다. 잎채소는 파종한 지 1주일에서 10일 정도면 새싹이 나고, 20일 정도가 지나면 수확해 식탁을 풍성하게 할 수 있다.
열매채소로는 고추나 가지, 방울토마토 등을 권할 만하다. 품질이 보증된 믿을 수 있는 모종을 고르는 것이 핵심이다. 모종은 꽃이 한 개 달리고, 잎은 12개에서 13개 사이이며, 세웠을 때 힘이 있는 것이 좋다. 잎과 잎 간의 마디가 짧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잎채소의 경우 3월이면 파종을 할 수 있고, 열매채소는 4, 5월쯤이 적기다.
◆그릇(용기) 구하기=모종을 심거나 파종할 그릇은 화분, 폐품상자, 스티로폼 박스 등 무엇이나 좋다. 다만, 작목이 완전히 성장했을 때를 가정해서 그보다 폭이 더 큰 것을 선택해야 한다. 작목의 뿌리가 충분히 뻗어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인터넷 등에서는 전용 상자텃밭이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아파트의 미관을 고려할 수 있고, 수분 조절이 자동적으로 되어 3, 4일 외출에도 별걱정이 없는 장점이 있다. 개당 4만원 정도로 값이 비싼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채소를 키울 상토는 자연흙이 최고다. 물빠짐 등을 고려해 모래와 진흙이 적당히 섞이고 영양 공급을 위해 부엽토를 첨가해야 한다. 꽃집이나 종묘상 등에 가면 제품으로 만들어 파는 상토도 있다. 가벼운 것이 장점이다.
◆파종 및 심기=씨앗이 작은 상추나 케일 등의 경우 종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흙을 얇게 덮어주어야 한다. 무처럼 씨앗이 큰 것은 좀 더 깊게 심어야 하는데, '씨앗 지름의 3배 정도' 깊이가 적당하다. 파종이 끝난 뒤 물을 충분히 주고, 따뜻한 곳에 두었다가 싹이 트면 햇빛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종은 넘어지지 않게 하려고 깊게 심어서는 안 된다. 묘상에 묻혔던 깊이만큼만 심어야 한다. 만약 넘어지려고 하면 차라리 지주를 세우는 것이 좋다. 모종 간 간격은 넓을수록 좋다. 아파트에서 기르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고추는 20~25㎝, 가지는 30㎝, 토마토는 35㎝ 이상 간격을 확보해야 제대로 자랄 수 있다.
◆가꾸기=작목을 가꾸는 기본 요건은 통풍이 좋고 햇볕이 잘 드는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물주기에 주의해야 한다. 물을 줄 때는 충분히 주고, 겉흙이 마를 때쯤 다시 물을 충분히 주는 것을 반복한다. 물주는 시기는 주위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겉흙의 건조 정도로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딧물 처리도 골칫거리 중 하나다. 친환경제제를 뿌리면 되지만, 값이 비싼 편이다. 그 대신 우유 원액을 스프레이로 뿌려주면 우유지방 막을 형성해 진딧물을 없애준다. 농약에 비해 60~70%의 방제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소주와 사카린(물 1되+사카린 5g+소주 10㏄)을 스프레이로 뿌려주어도 방제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잎이 무성하면 열매가 작아지는 만큼 가끔씩 잎따기를 해주어야 한다.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수정(수분)이 중요하다. 아파트에서는 수분이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진동수분을 해야 한다. 꽃이 필 때, 오전 10시~11시쯤 막대기로 줄기나 지주 부분을 가볍게 쳐주면 진동수분이 된다. 붓으로 꽃가루를 섞어주어도 수분이 가능하다.
첫 열매를 빨리 따주면 다음부터 질 좋은 열매를 본격적으로 수확할 수 있고, 토마토의 경우 곁가지를 자주 쳐주는 것이 열매를 무성하게 하는 비법이다.
류인하 대구시농업기술센터 채소화훼담당은 "같은 작목을 계속 심으면 수확이 나빠진다"면서 "3월에 잎채소를 뿌려 수확하고 4, 5월에 열매채소를 심어 맛본 뒤 8월 하순에서 9월쯤 김장채소를 키우면 1년 내내 자신이 직접 키운 채소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