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래경제 새 원천은 '자연·인간'서 찾아라"

성장 자본주의의 종말:자본주의, 환경의 손을 잡다/조너선 포릿 지음/ 안의정 옮김/ 바이북스 펴냄

세계경제 위기는 자본주의 본질 문제

市場은 약육강식 장소 아닌 상생 터전

'지속가능한 체제'가 현실적인 대안

"현재의 자본주의는 지구상에 세계화를 강요하는 소수의 거대한 이익 집단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세계화는 수억 명의 빈곤층을 소외시키면서 이미 막대한 부를 누리는 소수 계층의 주머니를 더욱 불려주고 있고, 그 과정에서 지구의 생명 시스템을 망치고 있다."

환경주의자와 반자본주의자들의 이 같은 주장에 세계화의 주창그룹이었던 다보스포럼(2012년)조차 현실 자본주의의 '실패'와 '위기'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지금 세계의 경제위기는 단순한 불황의 해결이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2011년 11월 '위기와 혼돈'으로 점철된 세계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인 아시아 미래포럼에서는 새로운 대안의 중심으로 '지속가능성'을 꼽았다.

이 책은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한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성장 자본주의의 종말'의 2007년 개정판을 번역한 것이다. 저자는 초판 출판 당시 금융자본의 무절제로 인해 세계 경제가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 경고는 이미 준엄한 현실이 되어 버렸다. 우리가 저자의 또 다른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몇몇 탐욕에 찬 자본가가 당장의 이익을 위해 경제 시스템 전반을 위기에 빠뜨리는 반면에, 환경운동가들은 지속가능한 경제를 제시함으써 오히려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주목받는 부분이다. 따라서 단순히 자본주의의 환경파괴 위험성을 강조하며, 기존의 방식을 무조건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현실적인 대안일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를 지속가능한 체제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시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지속가능한 체제로 바꾸려면 먼저 자본주의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자본은 자연자본, 인간자본, 사회자본, 제조자본, 금융자본 등 5가지로 나누어 분석된다. 이 중에서 자연자본의 경우 모든 경제활동의 기반이 됨에도 불구하고 마치 헐값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시각을 교정해 제대로 된 가치를 찾아주려고 애쓴다. 저자가 꿈꾸는 시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는 약육강식의 장소가 아닌 합리적인 거래를 통해 상생(相生)할 수 있는 터전이다.

또한 사용할수록 고갈되는 자원이 아니라 지속가능하며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자본인 인간자본에 주목한다. 인간자본은 도덕적으로 중립적 개념이다. 각자의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사회와 환경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모델에 초점을 맞춘 인간자본은 모든 것들에 도움이 되는 흐름을 발생시킨다. 인간자본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유익한 것, 공짜 선물은 금융개념으로 측정할 수 없다. 미래경제의 새로운 원천을 인간에게서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552쪽, 2만8천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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