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인신매매 괴담 진상 명확히 밝혀내야

지역 대학가에서 '인신매매' 괴담이 떠돌면서 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거명된 대학과 주변 상가의 상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보도다. 10일자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인터넷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 괴담은 대구시내 한 대학 부근에서 원룸을 구하던 학생들이 방을 싸게 내놓겠다는 여성을 따라 차에 탔다가 정신을 잃고 장기를 적출당할 뻔했다는 내용이다. 또 길을 묻는 한 할머니를 따라갔다가 승합차에 태워져 어디론가 끌려갔다는 식이다. 황당하기 이를 데 없으나 듣고 그냥 무시하기도 찜찜한 이야기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괴담이 그냥 떠도는 '카더라'식 유언비어에 불과하다며 일축하고 있다. 지역과 장소만 바뀌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헛소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 창원과 순천에서도 이런 류의 괴담이 떠돌아 수사해 보니 10대들이 장난삼아 퍼뜨린 유언비어로 밝혀졌다고 해명하고 있다. 헛소문이든 어떻든 대구가 인신매매의 소굴인 양 비치고 괴담 도시로 계속 네티즌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특히 대학과 주변 상인들이 이미지 추락 등 피해를 보고 생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괴담의 유통 경로를 철저히 추적해 사실 여부를 밝혀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괴담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는 '승합차를 조심하라'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물을 절대 먹지 마라'는 식의 인신매매 대처법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새 학기를 앞두고 당장 원룸 등 거처를 구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경우 이런 소문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믿어져 가슴 졸여야 하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어 등에 거명된 대학과 대학 주변의 상인들 또한 말 못 할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하는 마당이다.

근거 없이 황당하고 이야기가 충격적일수록 빠르고 널리 퍼지는 게 유언비어의 속성이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헛소문이나 괴담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를 통해 더욱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헛소문을 차단하고 숙지게 할 방법이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지만 과거에 이를 방치해 사회 전체가 유언비어에 휩쓸리고 후유증에 시달린 사례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당국은 그냥 유언비어로 치부하거나 해당 대학과 주변 상인들에게 더 이상 문제 해결을 떠넘기지 말고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소문의 실체를 확인하고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게 맞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