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텃밭으로 분류돼 오던 영남권 끝자락에서 민주통합당 바람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낙동강벨트'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필두로 한 이른바 '문'성'수' 바람이다. 부산 사상구의 문 이사장, 북강서을의 문성근 최고위원, 경남 김해을의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노무현 향수'를 자극하먼서 낙동강 연합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부산경남은 이번 4'11총선에서 전국적인 관심 지역이 됐다.
서울의 한 언론사가 7~10일 선거구별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재인 이사장은 42.3%의 지지로 주일대사를 지낸 새누리당 권철현 전 의원(34.7%)을 앞섰다. 문성근 최고위원(41.9%)도 친박근혜계 중진인 새누리당 허태열 의원(32.5%)을 9.4%p 앞섰고, 김경수 본부장(40.9%)은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34.0%)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
부산'경남 지역이 과거 한나라당(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분류됐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김정길 후보가 45%를 득표했고 김두관 무소속 후보가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새누리당의 세 약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문재인 이사장과 김두관 지사에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까지 이 지역 출신 인사들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한편으로 야권 통합 바람이 일면서 이 지역의 정치지형이 크게 바뀌어 버렸다.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면서 12일 마감된 민주통합당의 공천신청 후보자 수에서도 부산경남지역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전국 평균인 2.91대 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부산(18석)과 경남(17석)은 각각 1.5대 1, 1.7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적당한 선에서' 후보자 간 경쟁이 이뤄지게 됐다.
반면 대구경북은 이번에도 여전히 야권의 불모지임을 입증했다. 민주통합당 공천신청 마감 결과 대구경북은 둘 다 '미달' 사태를 빚었다. 전국 최하위 경쟁률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간 오직 한나라당 국회의원만 뽑은 탓에 정치적 고립 상황에 처했던 지역의 정치 지형도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도 들린다.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은 온통 새누리당 공천에만 쏠려 있다. 야권은 아직 관심 대상이 아니다. 이러다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대구경북이 정치적으로 고립돼 차별을 받았던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13일 총선을 앞둔 대구경북의 정치 상황에 대해 "대구경북이 전국적으로 '정치적 섬'과 같은 현상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다만 김부겸 의원의 대구 수성갑 출마가 지역 총선 구도에 큰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역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광주에서 선전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을 부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지역에 전혀 변화 기미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18대 총선과 달리 이번에는 대구와 경북의 9개 선거구에서 공천신청자가 나왔다. 복수가 신청한 곳도 두 곳이다. 연말 대선에서 집권 가능성이 높다는 정치권의 분석도 민주통합당의 기를 살려주는 요소다. 새누리당의 싹쓸이가 이번에도 대구경북에서 재현될 것이냐에 지역 유권자는 물론 국민들도 주목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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