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침체돼 있던 아이들 학교생활에 애착"…대구북중 이영주 교무부장

"학습 능력이 뒤처지는 학생들도 학교 생활에 애착을 갖게 됐어요."

지난해 2학기 주5일 수업제를 시범운영한 대구북중학교의 이영주 교무부장은 수업 시수 확보부터 토요일 활용 프로그램 계획까지 이 제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손을 댔다.

당초 주5일 수업제의 윤곽을 그릴 때 가장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수업 결손 우려를 해소하는 문제. 지난해까지는 한 달에 두 번 쉬었지만 4회로 늘면서 한 학기 수업 시간이 32시간 줄었기 때문이다.

"학교장 재량 휴업일을 하루 줄여 6시간, 한 주에 1회였던 7교시 수업을 2회로 늘려 18시간, 겨울방학을 이틀 줄여 12시간 등 모두 36시간을 확보했어요. 수업 일수는 며칠 줄었지만 수업 시간은 오히려 더 늘어났습니다."

이 교사는 프로그램 계획을 세울 때도 학생들이 얼마나 호응할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댄스반, 연극반 등 문화'예술 부문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수학개념원리반, 영자신문반과 같은 교과 관련 프로그램에도 학생들이 찾아드는 걸 보면서 이 제도가 안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가하도록 할 경우 토요일에 제대로 모일지 걱정스러웠죠. 막상 운영해보니 프로그램의 내용과 질이 핵심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특정 단원을 깊이 있게 다루거나 흥미를 끄는 활동을 가미하니 학생들이 교과 관련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보였어요."

이 교사는 전면적인 주5일 수업제가 정착되려면 모든 것을 학교에 기대려는 학부모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교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전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려 하다 보면 자칫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지고 학생들이 외면할 수 있어서다.

"저소득층 아이들이야 당연히 배려를 하겠지만 나머지 가정은 약간의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사교육에 비하면 비용이 훨씬 덜 들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채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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