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브로커가 프로배구 승부조작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 수사가 프로 스포츠 승부조작 브로커와 배후세력을 밝히는 데 초점이 모이고 있다.
일부 언론이나 인터넷이 다른 종목 선수들도 승부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구체적 진술이 없는 상태에서 막연한 의혹을 쫓기보다는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는 14일 지난해 프로축구에서 불거진 승부조작 사건 때 승부조작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수감 중인 브로커 K(28) 씨가 최근 프로배구에서도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K씨는 프로배구 2010-2011 시즌 때 최근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KEPCO 소속 Y(30) 선수 등에게 돈을 주고 승부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K씨가 이미 구속된 또 다른 브로커 G(28) 씨와 공모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여러 스포츠 종목을 넘나들며 승부조작을 하는 데는 반드시 배후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윗선'이나 '배후' 등의 실체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프로스포츠 관계자들은 선수 매수를 할 경우 해당 종목 전'현직 관계자(선수'협회 관계자 등)가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한다. 스포츠계 한 관계자는 "승부조작을 하려면 섭외에서부터 작전 짜기, 돈거래 등 적어도 서너 명이 1개 팀을 구성해 통상 4, 5개 팀이 움직여야 한다. 한 선수와 접촉해 승부조작에 가담시키기까지 적어도 6개월 이상 걸린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선수들과 브로커만 공모해 거액이 오가는 승부조작을 하는 것은 애당초 힘들다는 얘기다. 따라서 브로커를 통해 선수 매수를 지시하고 이들을 범죄로 끌어들이며 종잣돈을 대는 몸통이 존재한다는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스포츠계를 뒤흔든 프로축구계에서도 '몸통'인 전주가 있었다.
검찰은 프로야구와 프로농구에 대한 승부조작과 연예계 수사 사실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대구지검 박은석 2차장검사는 14일 기자와의 접촉에서 "일부 언론에 보도된 대로 브로커 K씨가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등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다고 검찰 수사에서 진술했다는 것은 '팩트'가 아니다"며 "프로야구나 프로농구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 당연히 수사를 해야겠지만 현재로선 단서가 전혀 없다. 프로배구에만 주력하고 다른 종목은 수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11일 열린 대구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KEPCO 소속의 현역 L(26)'P(23) 선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