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테크노폴리스 유치 기업, 외국 먼저? 토종 먼저?

3년간 외투 기업 유치 1곳뿐 부진

대구 테크노폴리스 기업 유치가 외투 기업이 먼저냐, 토종 기업이 먼저냐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테크노폴리스 전경 매일신문 자료사진
대구 테크노폴리스 기업 유치가 외투 기업이 먼저냐, 토종 기업이 먼저냐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테크노폴리스 전경 매일신문 자료사진

2013년 상반기 준공 예정의 대구테크노폴리스(달성군 현풍'유가면 일원 경제자유구역 727만㎡) 기업 유치가 '외국인투자기업이 먼저냐' '토종기업이 먼저냐' 논란을 빚고 있다.

대구시는 2008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테크노폴리스 외투 유치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토종기업 용지난 해결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반면 개발 주체(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는 외투 유치라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기에 시는 테크노폴리스 주변 대구국가산업단지(달성군 구지면 일대 852만㎡)에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및 일본기업전용공단(Japan Zone) 조성까지 추진, 외투 유치를 둘러싼 집안 싸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토종 기업 입주로 선회?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테크노폴리스 전체 산업단지 155만㎡ 중 절반 이상을 외투기업 유치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 70만9천㎡(45.9%)에 52개 국내 기업을 유치한 반면 잔여용지 83만7천㎡(54.1%)는 여전히 글로벌 기업 유치 목표로 묶어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테크노폴리스 외투 유치 기업은 지난해 말 투자협약을 체결한 일본 나카무라토메정밀공업㈜이 유일하다. 투자금액 역시 2천600만달러 수준에 그쳐 지난해 대구 외투 유치(1조원)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시는 외투 유치에서 토종 기업 용지난 해결로 테크노폴리스 역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경제자유구역청은 시 주문에 따라 2009년 이후 2년 만에 테크노폴리스 공장용지 15필지(21만2천㎡)를 신규 공급했으나 시는 추가 분양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제자유구역청은 "글로벌 성장 거점 육성이라는 경제자유구역 설립 취지에 따라 아무 기업에나 문호를 개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자유구역청은 대신 조인트벤처 창업으로 외투 유치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조인트벤처란 대구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의 경쟁력 있는 기업과 지역 신성장 업체의 합작을 의미한다. 한'미, 한'EU FTA 등에 따라 글로벌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해 한국 측 합작파트너 발굴을 의뢰하는 외국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조인트 벤처 역시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말 조인트벤처 상담데스크를 설치해 국내외 수요조사에 나서고 있으나 설립절차와 지원 제도에 대한 홍보가 절대 부족해 지역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외투 유치에 가시적 성과가 없다면 토종 기업 입주로 선회하는 게 바람직하다. 외투 기업에 매달려 무작정 땅을 놀린다는 것은 토종기업에 대한 또 다른 역차별"이라며 "경제자유구역청과 토종 기업 입주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외투 유치 집안 싸움 나나?

지역 경제계는 대구시와 경제자유구역청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 테크노폴리스와 대구 국가산단 간 외투 유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지난해 3'11 대지진 이후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일본기업 투자 유치에 타깃을 맞춰 정부로부터 국가산단 내 외국인 투자 지역(43만㎡) 지정을 받아 전체 면적의 50% 수준(23만여㎡)을 Japan Zone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시는 14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 지역에 김범일 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투자유치 및 비즈니스 교류단을 파견, 대구국가산단에 외투 지역을 지정하고 Japan Zone 조성 계획을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가산단 외투 지역 조성은 안 그래도 지지부진한 주변 테크노폴리스 외투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경제자유구역청은 그간 외국 합작 대기업 유치에 공을 들여 오다 유럽 재정 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해 일본 기업 유치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가까운 국가산단에 일본기업전용공단이 들어서면 테크노폴리스 일본 기업 유치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역 경제계 인사들은 "대구시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안 그래도 투자 유치 중복 논란에 휩싸여 있다"며 "소모적 경쟁보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