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한 중학교 직원이 '학교 측으로부터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오후 6시쯤 한 중학교 컨테이너 창고에서 이 학교 기능직 직원 C(56) 씨가 극약을 마시고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학교 교사와 가족 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C씨는 숨지기 전 아들에게 전화를 해 '어머니 모시고 잘 살아라'는 말을 남겼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가족들이 학교에 찾아와 행방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대구성서경찰서에 따르면 C씨는 해당 학교와 전 근무지에서 '학교 행정실 직원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는 것. 유서에는 '행정실에 있던 내 자리를 다른 곳으로 치워버리고 의자도 없이 방치했다',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면 냄새가 난다고 타박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계속 닥달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C씨의 유족들은 15일 해당 학교를 방문해 해명을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해당 학교 측은 "인쇄실에 C씨의 자리가 따로 마련돼 있었고 담배 냄새 얘기를 한 직원도 없다"며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직원에게 힘든 일을 시키거나 닥달할 이유도 없으며 가정 문제까지 상담했을 정도로 신경을 썼다"고 해명했다.
C씨는 1995년부터 기능직 공무원으로 일했으며 달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1년 간 근무하다 올 1월 해당 학교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 내용만으로는 학교 측이 C씨의 죽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어 구체적인 정황과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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