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류가 주목받고 있다. 조류에서 기름을 추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류는 날개 달린 새의 조류(鳥類)가 아닌 물에 살면서 광합성을 하는 조류(藻類)다.
에코파이코텍은 이런 조류 중에서도 미세조류를 연구하고 상품화시키는 회사다. 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와 미세조류를 뜻하는 '파이코'(Phyco), 그리고 '기술'(tech)을 합쳐 회사 이름을 붙였다.
◆미세조류에 대한 연구가 상품화로
벤처기업의 5년 생존율은 10% 수준이라고 한다. 벤처기업을 5년간 운영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에코파이코텍은 이런 5년을 넘어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10% 중 하나로, 2007년 2월 창업 이후 만 5년이 되는 2012년을 새로운 시작점으로 삼았다. 지난 연말과 올 1월에 미세조류를 이용한 수면팩과 비누, 음료를 제품화해 시장에 내놨기 때문이다.
에코파이코텍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조류 전공자가 만든 미세조류 관련 업체다. 2007년 이전 미세조류 전문가인 김미경 대표는 연구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창업을 떠올리게 된 건 주변의 권유 덕분이다. 김 대표는 "연구 성과를 상품화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미세조류를 이용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회사를 설립했다"며 "학교나 주변의 지원이 없었다면 에코파이코텍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파이코텍의 사업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미세조류 관련 조사'서비스와 상품 제조'판매다.
미세조류는 질소, 인 등이 많이 포함된 물에서 잘 자라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미세조류를 통해 수질조사나 환경영향평가가 가능하다. 상품 아이디어가 제품화되기 전에는 조사 업무가 주를 이뤘다. 에코파이코텍은 4대강 사업 이전 금호강 수질 조사 등 다양한 조사 용역을 맡아왔다.
미세조류 관련 상품을 내놓은 것은 최근 일이다. 해양심층수에 클로렐라를 첨가한 음료 '마리나 디플러스', 클로렐라와 허브를 이용한 천연수제비누, 나노공법 극미세 클로렐라와 천연유황으로 만든 수면팩 등을 지난해 연말과 올 초에 연이어 선보여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미세조류 첨가 상품으로 승승장구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미세조류는 클로렐라. 클로렐라는 환경호르몬 다이옥신을 체외로 배출시키고,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내리는 등의 효능으로 인해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에코파이코텍도 이런 클로렐라를 이용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핵심이 되는 것은 핵심배양기술을 이용해 다량의 엽록소와 영양분을 함유한 미세조류 분말 '알가맥스'다.
특히 울릉도 수심 1,500m에서 뽑아 올린 해양심층수와 클로렐라를 혼합해 만든 '마리나 디플러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두바이, 터키 등 해외 전시회에 참여해 바이어들의 관심을 얻었고, 지난해 대지진 이후 안전한 마실거리에 관심을 쏟는 일본에서도 수입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미네랄워터의 인기가 높아지는데다 유통업체들의 '물의 날' 행사와 2015년 물포럼을 앞두고 있어 마리나 디플러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구 성과와 상품화 아이디어로 각종 지원과 수상도 이어지고 있다. 연구 성과에 대한 특허는 물론이고 녹색전문기업화 지원사업, 중기청 기술혁신대전 기술혁신 유공자 부문 국무총리상 수상, 중소기업진흥공단 대구지역본부장 표창 등으로 에코파이코텍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미세조류 대량 배양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다음 세대로
미세조류가 주목을 받는 것은 바이오디젤의 영향이 크다. 올해부터 경유에 바이오디젤 2% 혼합이 의무화되면서 관련 연구나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바이오디젤의 경우 원유에서 뽑아내는 경유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어 친환경적인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미세조류는 탄수화물과 지방 함량이 높아 추출할 수 있는 바이오디젤의 양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현재 배양 기술이 대량 생산을 할 수 있을 정도에 미치지 못해 일반 경유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에코파이코텍의 목표도 미세조류 대량 배양이다. 현재 영남대학교 내에 부설연구소와 거제도 배양장을 두고 대량 배양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세조류에 어떤 광원(光源)을 주느냐에 따라 배양 속도가 달라진다. 거제도 배양장에서는 LED광을 이용한 배양을 시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더 나은 삶을 다음 세대로'라는 비전을 가지고 에코파이코텍을 꾸려가고 있다. 에코파이코텍은 단순히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닌 연구를 통한 업적, 후학 양성, 친환경 연료개발로 다음 세대가 살 수 있는 더 나은 삶을 꿈꾼다.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는 바이오디젤이 상용화될 정도의 대량 배양이 가능해질 것이라 예상됩니다. 미세조류의 가치가 인정받고, 미세조류 연구개발을 통한 환경 친화적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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