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늘 부산에 지는 이유는…

지역 일당독주 체제 수십년 정치판도 고착…정치적 투쟁력 약화시켜

위천공단'신공항 등 대형 국책 사업을 두고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의 입장차가 있을 때마다 중앙 정치권은 부산경남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상용차 파동이 일어났을 때도 대구는 부산에 밀렸다.

이처럼 대구경북이 푸대접을 받는 반면 부산경남이 대접 받는 이유는 역대 총선 등 선거 결과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이 야권 인사를 철저히 무시해온데 반해 부산의 경우는 종종 '필요에 따라' 야권인사를 선택하는 '전략적 투표'를 해왔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부산경남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도 대구경북은 '한결같은' 선택을 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당연히 정치권의 관심은 다른 선택을 할 지도 모르는 부산경남에 더 가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1988년 13대 총선 이후 30년 가까이 단 한 명의 야당(자민련 등 여당의 분파 정당 제외)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않는 동안 부산경남은 달랐다.

지난 2008년 총선에서 당시 조경태(부산 사하을) 통합민주당 후보가 44.89%의 득표율로 당선됐고 경남지역에서도 강기갑(사천, 47.69%), 권영길(창원을, 48.19%) 민주노동당 후보도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도 야권당선자들이 배출됐다. 대구경북에서 야권 후보가 한 명도 당선자를 내지 못한데 비해 부산경남의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는 득표율 53.5%를 기록해 행정안전부 장관 출신인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46.5%)를 여유있게 제치고 당선됐다. 부산에서도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44.6% 득표율을 보이며 한나라당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경제 붕괴에 대한 불안감과 부산저축은행 사태, 그리고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논란에 따른 반 새누리당 정서를 등에 업고 부산경남에서 야권인사들이 더욱 기지개를 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문재인(부산 사상구), 문성근(부산 북구강서을구), 김정길(부산진을구)이라는 이른바 '문성길 트리오'를 내세워 표심공략에 나서고 있고 김영춘(부산진갑), 김경수(경남 김해을), 장향숙(부산 금정), 장영달(경남 의령'함안'합천) 전 의원 등 야권후보들이 당선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다 문재인, 김두관 등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들이 모두 부산경남 출신이라는 점도 이 지역 표심을 새누리당으로부터 이탈시키는 원심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런 현상에 대해 지역 야당 관계자는 "지역에서 수십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새누리당 일당 독재가 결국 지역정치권의 힘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지역민들이 전략적 선택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이상헌'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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