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창이 있는 집/성병조 지음/선우미디어 펴냄
수필은 반드시 직접 체험한 소재만을 쓰게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문학보다 실제적 체험의 장점을 살리려면 어린 시절의 가난한 농촌과 사랑했던 부모 형제와 친구들, 그리고 일생 동안 만나고 헤어지게 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본격적인 산업사회로 접어든 시점은 아마도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40대 후반~50대 중년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대부분 어린시절 고향의 추억을 안고 산다. 그동안 산업사회와 정보화사회, 그리고 지식기반사회로 숨가쁘게 살아오면서 낯선 옛 풍경처럼 느껴지지만 결코 잊지는 못했던 그 기억의 생생함을 저자는 담고 있다.
저자의 수필집 '봉창있는 집'이 새삼 정겹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제 그 어린 천둥벌거숭이들이 청춘을 쏟았던 삶의 현장에서 하나 둘 은퇴를 하거나 곧 떠날 때가 다가온 때문이 아닐까. 어떤 이에게는 지긋지긋하기도 했을 그 가난과 힘겨운 날들이 추억과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그래도 그때는 꿈과 희망이 있었고, 이를 뒷받침해준 부모 형제들의 따뜻한 사랑이 있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어머니의 수고를 덜어드리려고 눈을 비비며 쇠죽솥에 불을 지피러 나갔다…. 길바닥에 말라붙은 쇠똥까지도 소중한 땔감이 되었다….' 쇠똥 타는 냄새가 구수하게 퍼진다.
경남 창녕 출생인 저자는 계간 '생각과 느낌'신인상을 수상했다. 범양식품 관리부장, 금호방송 편성제작국장, 아진제지공업 총괄상무이사 등을 지내고, 지금은 대구수필가협회 부회장과 대구고용노동청 민간조정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242쪽, 1만원.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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