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위해,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50만 명에 가까운 조선족이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떠나왔다. 부모님이 한국으로 떠난 뒤에 남아 있는 아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생겼을까? 또 부모님이 떠나지 않은 아이들, 한국으로 떠나지 않은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 책에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중국에 사는 조선족 78명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직접 쓴 생활글이 담겨 있다. 초등학생, 청소년, 선생님,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에 걸쳐 조선족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조선족 아이들이 처한 교육 환경을 비롯하여 조선족의 최근 생활상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조선족들이 중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부모가 한국으로 떠난 아이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부모를 기다린다. 사랑에 메마른 나머지 떠나 버린 부모를 원망도 한다. "엄마가 기차에 오르기 전에 나는 엄마한테 매달리며, '엄마, 아빠처럼 우리를 버리면 안 돼요, 엄마까지 없으면 우리는 못 살아요' 하며 목 놓아 울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어머니가 나를 두고 떠나간다. 돈이란 도대체 무엇인데 이토록 우리를 힘들게 하는지, 우리는 왜 산산이 흩어져 살아야만 하는가?"
한국으로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들, 부모와 헤어져 PC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들, 오로지 자식 걱정에 고된 노동도 마다하지 않는 어머니, 조선족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선생님들. 이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조금 나을지 모르겠지만 끝없는 경쟁과 각박한 현실을 생각해 보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나게 합니다"는 서평이 가슴에 와닿는다. 295쪽, 1만2천원.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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