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명 등장인물들의 사연'애정…
본사 본부장의 31개월 동안 '속보기'
구미 당기는 구미 사람들/정인열 지음/매일신문사 출판부 펴냄
구미는 대구경북 지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대의 산업단지 중 하나이다. 경제'사회 각 분야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충청권이 제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무역흑자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곳은 구미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로 구미를 경제적 산업적 시각에서만 바라봤다. 과연 구미는 흔히 굴뚝과 회색도시로 연상되는 '공단도시'일 뿐일까.
저자는 2009년 2월부터 2011년 8월까지 매일신문사 중부지역본부장으로 발령받아 구미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밖에서 보는 구미와는 다른 모습의 구미를 보게됐다. 구미가 그저그런 신생 산업도시가 아니라,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문화자원을 가진 역사와 전통의 도시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특히 선산군의 조그만 마을로 경부선이 지나던 시골역이 있던 구미가 모태인 선산군을 아우르며 구미시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형성된 구미의 독특한 사회 모습도 보게 됐다. 날로 외형이 커지고 있는 구미 속에서 숨쉬고 있는 사람들과 역사, 문화, 전통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31개월 동안 수많은 구미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사실 구미는 지속적인 산업단지 확장과 기업유치 등으로 도시 규모가 커지면서 곳곳에서 일자리를 찾아 몰려드는 인력시장의 블랙홀과 같았다. 고향, 국적, 피부색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 구미시민들이다. 41만 명의 구미시민 중에서 80% 이상이 외지에서 일자리를 찾아, 또는 결혼으로 인해 흘러들어온 사람들이고, 토박이는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비록 태어나고 자란 곳은 다를지라도 구미라는 공간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가운데 봉사에 많은 관심과 정성을 기울이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 책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70여 명 인물들의 나이는 초교 1년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다양하다. 등장인물의 대부분은 구미가 고향이 아니다. 국적은 한국인이 대부분이지만, 결혼이주여성 2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직업도 학생, 공무원, 회사원, 유치원장, 기업인, 전'현직 공무원, 농민, 생태사진작가, 사회단체 책임자, 국악인 등 각양각색이다.
이 같은 주인공의 사연과 이야기를 제1부 '구미의 봄', 제2부 '당신이 아름다운 이유', 제3부 이 남긴 인연, 향기 그리고 …'라는 부제를 달아 각 부마다 10가지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과거 구미에서 공직생활을 했던 특별한 사연을 가진 임광원 울진군수와 김종욱 전 구미시 기획실장이 보내온 지나간 구미 이야기도 담겨있다. 초창기 구미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구미 행정을 직접 담당했던 두 사람의 생생한 증언은 오늘날 구미를 이해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또한 김관용 경북지사와 남유진 구미시장, 노진환 영남유교문화진흥원장의 고향 구미에 대한 생각도 실려있다.
'구미 당기는 구미 사람들'을 읽다보면, 거대한 산업단지 이면에 가려졌던 구미 사람들의 새로운 매력과 만나게 된다. 구미가 아름다운 이유는 '구미 당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213쪽, 1만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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