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은 언제나 안전하다"는 판단이 새누리당으로 하여금 부산경남에 열중하게 만들고 있다. 민주통합당 역시 부산경남이 새누리당의 영남세를 허물어뜨릴 수 있는 취약지라는 판단 아래 이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결국 4'11총선을 두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대구경북은 새누리당으로부터는 '그물 안에 잡아 놓은 고기' 취급을 받고, 민주당으로부터는 '대구경북은 부산경남 다음'이거나 '공을 들여도 새누리당 텃밭이라서 표시가 나지 않는 곳'으로 분류돼 이래저래 '정치적 섬'이 되어가고 있다.
새누리당이 16일 부산표를 의식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약속했던 '신공항 공약'을 박 위원장의 동의 아래 4'11총선 공약 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하자 민주당은 김두관 경남지사의 입당에 맞춰 17일 창원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부산'울산'경남 지역 표심잡기에 당력을 집중했다.
민주당이 한명숙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부산'경남지역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것은 지난달 18일 부산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이날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정현태 남해군수 등을 입당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한 대표는 "국민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민주당이 앞장서겠다"며 "경남도민의 힘이 민주당과 결합해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총선 승리가 여기에서부터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4월 11일 총선 낙동강 전투에서 승리하고 부산경남이 총선 대역전의 진원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PK지역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저축은행 사태, 동남권 신공항 무산 등에 따라 이 지역 민심이 야권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당 상임고문을 포함한 이른바 '문성길 트리오'(문재인'문성근'김정길)가 선전하고 있고 예비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까지 가세했으니 기세를 올릴 만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부산경남지역 공세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부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서부산벨트 차원의 발전 비전과 부산 전체 발전 방안 등을 마련해 지역 후보들과 공동으로 발표할 것"이라며 "부산시민들에게 준비된 정책과 공약으로 접근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흠뻑 빠져 있던 부산과 경남 주민들을 민주당 지지로 돌릴 공약을 쏟아내겠다는 약속이었다.
이 같은 민주당의 파상 공격을 막기 위한 새누리당의 PK 표심 구애작전도 강화되고 있다. 이미 가덕도 공항 건설이라는 부산 여론을 의식, 신공항 공약을 새누리당의 총선 공약리스트에서 빼기로 했고, 위헌 시비까지 낳고 있는 저축은행 예금자 구제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박근혜 위원장이 다음 주말쯤 부산을 방문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이미 박 위원장 측에 자갈치시장 등 부산 전통시장과 사상이나 녹산공단 등 서민과 중산층의 민심을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새누리당에 이어 민주통합당까지 부산경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반면 대구경북은 그에 반비례해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부산경남이 여야로부터 모두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대구경북처럼 '새누리당'이라는 항상 같은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선택도 할 수 있음을 표로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대구경북도 특정 정파 독점의 폐해를 하루빨리 깨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관 정치부장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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