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1 만세운동 기독교인이 주축, 알고 계셨나요"

(사)대구기독교총연합회(이하 대기총)가 3'1운동 정신을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최근 3'1운동 정신이 많이 퇴색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당시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를 한다. 시민들에게 기독교인과 학생들이 주축이 된 3'1운동이 곧 기독교 정신이라는 것을 알리고 시민들에게 호국 정신과 민족혼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다.

◆"3'1운동 잘 몰라요"

대기총은 지난해 2월 중순 3'1절과 관련한 설문 조사를 30대 미만 대구 시민 14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3'1절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17%나 됐다. '대구경북 가운데 대구에서 만세운동이 가장 먼저 시작됐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는 응답이 92%로 나타났다. 또한 '기독교인들이 당시 만세운동 주체였는데 그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무려 모르겠다는 응답이 97%나 됐다.

대기총 임재수 대표회장은 "조사결과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그만큼 요즘 사람들이 3'1절에 대해 잊고 있으며 3'1운동이 전하는 민족혼이나 민족의식이 희석돼 가고 있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대기총에서는 앞으로 이러한 설문조사를 매년 시행해 자료로 남길 예정이다.

◆기독교인 주도한 3'1운동

1919년 일어난 3'1운동에 있어 기독교의 역할은 컸다. 기미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6인이 기독교 관련 인물이었다. 대구 또한 기독교인들이 선두에 서서 3'1운동을 이끌었다.

대구에서는 1919년 3월 8일 섬유회관 건너편(구 동산파출소 자리)과 현 의료선교박물관에서 3'1운동이 시작됐다. 섬유회관 건너편에서는 당시 이만집 대구제일교회 목사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3'1운동을 이끌었고 의료선교박물관이 있는 자리에서는 당시 계성학교와 신명학교 교사와 학생 등이 집결해 3'1운동을 주도했다. 그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조선독립만세"를 외쳤고 구 대구경찰서와 종로, 약전골목, 중앙파출소, 현 대구백화점 등으로 행진했고 그 와중에 상인들과 시민 등이 합세해 시위는 들불처럼 번졌다.

대기총 임 회장은 "3'1운동 정신은 바로 기독교 정신이며 현대에도 필수불가결한 정신"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호국 정신이 퇴색해 총체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데 3'1운동 정신의 호국 정신을 되살리면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3'1운동 정신을 통해 민족적인 역사관을 정립하고 애국정신을 고취시킬 수 있다고 했다.

◆대대적인 재현 행사 마련

대기총은 3월 1일 오전 11시 대구제일교회당에서 '대구 3'1절 범시민 문화축제'를 거행한다. 부제로 '대구 3'1독립운동 재현 행사'가 붙은 이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올해는 대기총 산하 시장로연합회가 합세해 행사가 커졌다. 총 3부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1부에서는 제일교회당에서 기념예배가 열리고 2부에서는 대구시가 주최하는 3'1절 기념행사에 참여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무엇보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3부에 열릴 '재현 행사'다. 의료선교박물관이 있는 만세동산에서 시작해 이른바 3'1만세운동길로 불리는 돌계단, 국채보상로 102길을 거쳐 구 동산파출소 자리에 있는 표지석(대구 3'1독립운동 발원지)까지 행진이 이어진다. 전재규 대신대 총장의 만세삼창으로 시작될 이 행사는 올해 1천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00명에 비해 참여자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대기총은 태극기를 1천여 개 준비했다. 기독교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대기총 임 회장은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며 행진하면서 당시의 운동을 몸소 체험하면 당시 상황을 다소나마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