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은 여성의 아름다움과 성적 상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서른이 넘으면 유방은 서서히 퇴화를 시작한다. 유방조직이 지방조직으로 대체되면서 모양을 유지하는 힘을 잃어 아래로 처지고, 유관이 확장되거나 좁아지는 변화를 겪는다. 또 생리주기에 따라 생리통과 유방통을 겪는데 생리 1주일 전쯤 시작해 생리와 함께 없어진다.
심한 사람은 가벼운 접촉이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통증을 느끼며 40대가 가까워져 오면 생리주기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또 평소 없던 멍울도 만져지면서 더 단단해지기도 한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작용 때문이다. 이런 변화들이 반복되면서 유방조직이 섬유화하고, 크고 작은 낭종(물혹)들이 생긴다. 과거엔 '섬유 낭포성 질환'이라고 했지만 최근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생리변화로 보고 단순히 '섬유 낭포성 변화' 또는 '양성 유방변화'라고 한다. 이때 생기는 유방통증은 나쁜 병이 아니다. 이런 설명을 듣고 나면 80%가량은 쉽게 넘어가지만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사람은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매달 찾아오는 유방통이 여성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어 삶의 질까지 떨어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섬유선종은 수술로 제거해야 하나?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면 먼저 양성인지 악성인지 감별해야 한다. 일반인들이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섬유선종은 낭종(물혹)과 함께 유방에 생기는 대표적인 멍울로 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사춘기부터 30대까지 발생해 서서히 자란다. 생리기간 중 특히 임신기간 중엔 더 빨리 자란다. 그러나 호르몬 작용이 약화되는 40대부터는 이런 커지는 변화가 중지된다.
섬유선종은 유방암과 달리 종양 경계가 뚜렷하고, 둥글며 매끈하고, 잘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자연적으로 사라지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커질 수 있고, 극히 드물지만 섬유선종 안에 악성 조직이 포함돼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섬유선종이 작고 커지지 않을 경우엔 그냥 관찰만 할 수 있다. 크기가 1㎝ 이상이고 만져지거나 암과 구별이 되지 않을 경우는 수술한다. 유두 주변에 위치하거나 크기가 큰 섬유선종은 외과적 절제술이 원칙이다.
◆유방 낭종이 암으로 바뀔 수 있나?
낭종은 나이가 들면서 생길 수 있는 일종의 양성 변화로 서양인들에게 더 흔하다. 30대 후반이 되면 누구나 크고 작은 낭종이 생길 수 있다. X-선 촬영으로는 진단할 수 없고, 초음파 검사로만 가능하다. 낭종이 크거나 암이 의심될 경우엔 조직검사도 하지만 대개 아무 처치 없이 그냥 관찰만 한다. 커지는 경우도 있지만 작아지거나 저절로 사라지는 수도 있다.
섬유선종이나 낭종이 암으로 바뀌는 경우는 없다. 섬유선종 안에 악성 조직이 포함돼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게 보고되지만 낭종이나 섬유선종이 시간이 경과한다고 악성으로 변한다는 보고는 없다.
한 40대 여성도 낭종 때문에 몇 해 전 병원을 찾았다. 어느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하고, 다른 곳에선 그냥 관찰하라고 했다는 것. 양쪽 유방에 생리 전 통증도 있고, 초음파 검사상 양쪽 유방에 3~9㎜ 크기의 낭종들이 여러 개 있었으며, 왼쪽 유륜 부근엔 1.5㎝ 크기의 제법 큰 낭종도 있었다. 대구파티마병원 유방외과 김상윤 과장은 "올해 3년째 관찰하고 있는데 낭종들이 대부분 작아지거나 없어졌으며, 왼쪽 큰 낭종도 7㎜로 작아졌다"며 "유방 낭종은 여성이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순수한 낭종은 절대 암으로 진행되지 않으며, 폐경기가 가까워지면 낭종들이 자연스레 작아지고 없어져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유두에서 피 색깔 분비물이 나오는데 암?
양성 종양 중 유관 내에 생기는 유두종은 유두 분비물의 원인이 된다. 유두종은 부드럽고, 크지 않아 외부에서 만져지지 않으며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분비물은 노란색이나 갈색이 많지만 혈색인 경우도 있다.
유두종은 크기가 작거나 더 이상 커지지 않으면 관찰해도 되며 주기적인 검사에서 커지거나 분비물이 혈색인 경우엔 암과 구별하기 위해 외과적 절제술을 시행한다. 물처럼 묽은 것이 대부분이지만 치약처럼 짙은 경우도 있다.
유두 분비물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짜서 나오거나, 여러 구멍에서 나오거나, 우유색이나 노란색 분비물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피와 같은 분비물이 유두의 한 구멍에서 저절로 나올 경우와 종양이 함께 만져질 경우엔 주의해야 한다. 간단한 유관절제술을 통해 조직검사를 한다. 피 같은 분비물이라도 90% 이상은 유두종과 같은 양성 분비물이고, 10% 미만만 암일 수 있기 때문에 유두에서 피 색깔 분비물이 나온다고 해서 너무 놀랄 필요는 없다.
◆검진에서 치밀 유방 또는 비대칭이라는데?
유방암의 빈도가 늘면서 유방질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엔 유방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외국과 달리 젊은 여성들의 유방조직이 유난히 단단하고, 조밀해 유방 X-선 촬영에서도 유방 전체가 치밀하고, 희게 나와 안에 종양이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유방촬영에서만 관찰되는 미세석회화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따라서 40대 중반까지의 여성은 유방촬영을 하면 거의 모두에게 '치밀유방' 또는 좌우 음영이 같지 않은 '비대칭'이란 판독이 내려진다. 이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받거나 전문의 진찰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상황에 따라 유방 X-선 촬영과 초음파 검사를 함께하거나 어느 한 가지만 할 수도 있다. 일반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유방 X-선 촬영 하나만 믿고 있다가 자칫 병을 놓칠 수도 있다. 초음파 검사는 X-선 촬영과 달리 인체에 해가 없어 임신부에게도 자유롭게 시행할 수 있는 검사로 유방조직이 치밀한 우리나라 여성에서는 아주 유용한 검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유방외과 김상윤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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