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커피와 건강

적당한 커피, 당뇨병·치매 예방

전 세계적으로 물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가장 대중적인 음료인 커피. 지구상 인구 3명 중 2명은 커피를 마시고, 이들이 하루에 소비하는 커피만 해도 25억 잔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면서 늘 이런 걱정을 한다. '과연 우리 건강에 좋은 것일까?' '지나치게 많이, 너무 오래 마시면 부작용은 없을까?' '다른 음료로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혹시 중독은 아닐까?'

계명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배재훈 교수는 커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의학적으로 자세히 소개한 '내 몸에 커피 내 안의 행복'(계명대 출판부)을 출간했다. 커피의 의학적 역사, 화학적 성분물질과 대사, 당뇨병과 심장혈관계에 대한 효과,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계 질환에 대한 효과, 성기능 효과, 비만관계, 암 발생, 임신과 수유 등을 다양한 학문적 사실과 증거를 바탕으로 썼다. 평소 커피와 건강에 대해 자주 접했던 궁금증에 대해 문답식으로 간략히 알아보자.

Q)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집중이 안 된다. 아침마다 커피를 찾는 것이 중독은 아닐까?

아침에 커피가 생각나는 것은 습관성이라 볼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면 실제로 머리가 맑아지고 각성되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이 효과는 주로 카페인에 의한 효과다. 이로 인해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유익한 효과도 있다. 다만 커피 속의 카페인을 24시간 정도 섭취하지 않을 경우 두통, 집중력 저하, 우울한 기분 등이 생길 수 있다.

Q) 커피가 안 좋은 게 아니라 설탕과 크림이 듬뿍 든 커피가 안 좋다는 말도 있는데?

건강과 관련해 커피 자체만 보면 상당히 장점이 많은 매혹적인 기호식품이다. 특히 항산화제 성분이 어떤 음료보다 많아서 유럽인들은 하루에 먹는 항산화제 중에서 약 60% 정도를 커피를 통해 섭취한다고 하니 매우 많은 양이 있다고 봐야 한다.

커피 자체에 있는 항산화제와 같은 천연 유효 성분에 인공적으로 설탕을 추가하여 열량을 높이는 것은 특히 중년 이후의 연령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사성증후군'에 유익하지 못하다. 크림의 주 성분은 포화지방산, 물엿, 유화제와 같은 인공 첨가물이 첨가된 화학 혼합물이다. 이런 크림에는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많아 인체에 장기적 섭취를 할 경우, 건강에 해를 끼치므로 최근 지방 성분이 적은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크림은 설탕보다 높은 열량을 내 너무 많이 넣으면 비만의 요인이 될 수 있다.

Q) 아침에 잠을 깨려고 모닝커피를 마시는데, 빈 속에 커피를 마시는 건 오히려 해롭지 않나?

커피에 있는 카페인이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 속쓰림이 있는 사람들은 그 정도가 심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건강한 사람들이라면 별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Q) 하루 한 잔의 커피가 치매나 당뇨병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근거가 있는가?

커피 섭취가 몸에 유익한 대표적인 예로 당뇨병과 치매를 들 수 있다. 제2형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의 발생 위험성을 낮게 하는 근거는 충분히 많이 확보돼 있다. 이 밖에 기억력 장애, 파킨슨병, 우울증, 천식, 통풍 등에 유익하며, 간경화증과 간암의 발생을 억제하고, 암 중에서 신장암, 유방암, 대장암의 발생을 어느 정도 감소시킨다는 연구 자료들이 있다.

Q) 반면에 커피가 건강에 해로운 경우도 있지 않는가?

심뇌혈관계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커피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커피를 마시면 체내 칼슘 균형에 있어 다소 부정적인 효과가 있어서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다만, 하루 한 컵 이상의 우유를 마시는 경우라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골절 환자와 신장 결석증, 철결핍성 빈혈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Q) 이 밖에 커피의 부작용이라고 할 만한 것도 있는가?

커피의 부작용이라기보다 카페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빈맥, 심계항진, 불면증, 불안감, 심장부정맥 등이 있지만, 통상적으로 하루 3, 4잔 정도의 커피 섭취로는 카페인의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상당수 사람들에게 카페인이 매우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커피 자체보다는 카페인이 든 식음료의 섭취를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계명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배재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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