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꼼수' 대아그룹 명예회장 과태료 4억

장성지구 체비지 매입 취득액 2배 부풀려 신고…세금 줄이려 '업 계약\

포항의 중견기업인 대아그룹 황대봉(82) 명예회장이 부동산 실제 거래가격을 허위로 신고해 수억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포항시는 부동산 실거래가를 허위로 신고한 황 명예회장에 대해 지난달 말 과태료 4억원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황 명예회장은 2006년 장성지구토지구획정리조합으로부터 장성지구 내 체비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국세청에는 취득금액으로 67억원을 신고했으나, 포항시에는 취득금액보다 2배 이상 부풀린 144억원으로 신고한 것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포항시와 감사원은 지난해 6월 장성토지구획정리지구 내 장흥중학교 용지매입 경위 등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황 명예회장의 이 같은 부동산 '업(UP) 계약' 혐의를 적발했다고 했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황 명예회장은 장성지구 체비지 매매 때 조성원가가 28억원인 장흥중 부지를 조합으로부터 68억원에 매입한 것처럼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해 신고하는 등 장성지구 내 7개 필지(면적 2만7천여㎡)의 실거래가를 최대 2배 이상 부풀려 신고했다는 것.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토지 매매차익의 50%가 부과되는 양도소득세, 양도소득세의 10%인 주민세 등을 줄이거나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동산 '업계약'이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100억원에 실거래된 토지를 200억원의 '업 계약서'를 쓰고 매입하면 이후 취득세 등으로 4억6천만원을 더 내야 하지만, 1년이 지나지 않아 200억원에 다시 팔면 양도소득세와 주민세는 서류상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정상적으로 100억원 매매 계약서를 썼다면 매매 차익 100억원의 50%인 50억원의 양도소득세와 5억원의 주민세(양도소득세의 10%)를 납부해야 한다.

현재 대아그룹 측은 황 명예회장이 부풀려 신고한 부동산에 대해 어떤 가격에 되팔았는지 확인해주지 않아 실제 세금을 어느 정도 회피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법을 위반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통보에 따라 과태료 부과 금액을 산정해 부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아그룹 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불복해 현재 이의신청을 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대아그룹 관계자는 감사원에 대한 이의신청 내용과 부동산 매매 여부 등과 관련한 거듭된 확인 요청에 대해 "어떤 땅이 팔렸는지 등에 대해 말할 수 없고, 이의신청 내용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