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떠세요? 통증은 많이 가라앉았죠?" "예, 처방해주신 약을 먹고 나니 한결 낫습니다. 일하는데도 별 무리가 없네요."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정윤 교수는 병원 내 원격영상진료실에서 모니터를 통해 경북 영양에 있는 환자를 만났다. 50대 후반인 주부 최모 씨는 몇 해 전부터 류마티스관절염을 앓았다. 손가락이 조금씩 휘고 통증이 심했다. 소문을 듣고 최 교수를 찾아가 치료를 시작한 뒤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석 달마다 한 번씩 대구까지 오려면 불편함이 컸다. 최 씨는 영양읍까지 나오는 데만 30분 이상 걸리는 오지에 살아 대구에서 한 번 진료를 받으려면 하루를 꼬박 허비해야 했다. 교통비, 진료비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대구경북 류마티스 및 퇴행성관절염 전문질환센터'가 영양군과 원격영상진료를 시작한 뒤 고민이 사라졌다. 석 달에 한 번씩 원격진료를 통해 처방을 받고, 대구엔 1년마다 오면 된다.
대구가톨릭대의료원은 이달 15일부터 영양지역 환자들과의 원격진료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협약을 맺고, 지난달 병원 및 영양군 보건소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시스템 사용 교육도 마쳤다. 앞으로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류마티스내과에서 매주 한 차례씩 돌아가며 진료를 맡는다.
류마티스 및 퇴행성관절염 전문질환센터장 최정윤 교수는 "기존 관리 환자뿐 아니라 너무 멀어서 병원을 찾지 못하던 환자들에게도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환자 상태에 따라 가까운 안동에서 치료를 받도록 조치하는 한편 심한 경우 대구로 곧바로 찾아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의료원장 김준우 신부는 "앞으로 거리가 멀어서 의료혜택을 보지 못하던 산간지역에 추가로 원격영상진료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질병예방뿐 아니라 원스톱 진료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원격진료시스템은 계명대 동산병원이 선발주자다. 2008년부터 울릉군 보건의료원과 독도 경비대 막사에 원격화상진료시스템을 완비하고 심장전문의가 울릉도민이나 독도 경비대원 500여 명에게 실시간 무료로 진료해 왔다. 지난해에는 피부질환자들도 피부 확대경을 통해 피부상태를 의료진에게 원격 전송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5월부터 진료영역도 대폭 넓혔다. 심장내과, 내분비내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외과, 정신과 전문의들이 원격의료센터에서 영상을 보며 울릉도 환자를 진료하기 시작했다. 이후 매달 20여 명에 이르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심장내과 및 정신과 각각 40명, 피부과 38명, 이비인후과 8명 등 126명을 진료했다.
차순도 동산의료원장은 "인구 1만 명 울릉도에 의료진은 공중보건의 21명뿐이어서 갑작스런 질환에 즉각 대처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원격진료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카자흐스탄이나 네팔 등 동산병원이 진출해 있는 국제분원에도 원격의료시스템 설치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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