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입시에서도 쉬운 '수능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쉬운 수능 기조의 핵심은 EBS 교재'강의 연계율을 70%로 유지시켜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1%로 맞춘다는 것이다. 수험생들이 EBS 강의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새학기를 앞두고 EBS 교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EBS 강사들은 올해 대입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경북도교육청이 15일 영남대 천마아트센터에서 주최한 'EBS입시정보설명회'에서는 김기훈(언어'외대부속용인외고 교사), 이창주(한영고), 윤연주(이화여고) 등 3명의 EBS 강사가 영역별 대비전략을 소개했다. 지면을 통해 3회에 걸쳐 영역별 가이드를 소개한다. 첫 편은 김기훈 교사가 전하는 언어영역 분석 가이드다.
◆2013학년도 대입 언어영역, 'EBS 연계율 70% 유지될 듯'
2012학년도 수능은 연계 비율 74%로 EBS 연계 교재의 지문과 문제를 크게 변형하지 않아 연계 체감도가 높아졌다. 문학에서는 6개 작품 중 5개 작품이, 비문학에서는 기술 제재를 제외한 5개 지문이 EBS 교재와 연계되어 출제됐다. 하지만 2012학년도 수능의 실제 만점자 비율은 0.28%(1천825명)에 머물렀다.
그 이유는 2011학년도 수능에 비해 쓰기와 문학의 각 1점이 비문학의 점수로 넘어오면서 비중이 커진 상태에서 비문학 지문 자체의 난도가 꽤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등급 간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지문을 바탕으로 추론하게끔 출제된 문제가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특히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를 설명한 인문 지문이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를 설명한 과학 지문이 어려운 지문으로 꼽히고 관련 문제도 쉽지 않았다.
특히 비문학 읽기는 6개 지문 중 기술 지문을 제외한 5개 지문을 EBS 교재에서 연계했지만 둘 이상의 지문을 통합해 재구성함으로써 암기 위주의 학습보다는 독해력 중심의 학습을 요구했다.
2013학년도 수능에서도 EBS 연계 정책은 기본적으로 동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EBS 연계율 70%를 유지하면서 체감도가 높은 유형의 연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EBS 교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이나 교재에서 활용된 개념, 교재의 그림, 자료 표의 내용과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변별력 확보를 위하여 일정 부분 고난도 문제를 출제할 수밖에 없으므로 EBS 교재 내용 중에서 지문이나 문제가 어려운 부분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 기본 개념과 원리에 충실하고 지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해야 한다.
◆영역별 수능 전략
언어영역에서 고득점을 받으려면 발문과 선택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 지문의 논리적 분석 능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언어영역의 점수는 오르지 않는다. 영역별로 공부의 핵심 방향을 알아보도록 하자.
▷듣기
듣기는 상대방이 말하는 바를 경청하면서 메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속기사가 아닌 만큼 모든 내용을 다 받아 적을 수는 없다. 듣기에도 선택적 듣기가 필요한 이유다. 질문과 선택지를 먼저 읽고서 중요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메모해가며 듣는 것이 필요하다. 자주 출제되는 말하기 방식의 유형이나 진행자의 역할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다.
▷쓰기, 어법
실제 글쓰기의 과정을 단계별로 물어보는 것이 쓰기 영역이다. 따라서 '연상하기, 개요의 수정'보완, 제시된 자료의 활용, 고쳐 쓰기의 방안, 조건에 따른 글 작성'이라는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법은 에서 문법적 지식이 제시되므로 지나치게 암기하려고 하지 말고, 의 내용을 통해 근거를 확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필수 용어에 대한 기본적 이해는 반드시 필요하다. 음운, 형태소, 어근, 접사, 어미, 사동, 피동, 높임, 부정 등의 기본 용어는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시
개념만 확고하다면 어떤 낯선 시라도 읽어낼 수 있다. 이때 주요 개념은 단순히 알고 있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작품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유명 작품과 중요 작가의 낯선 작품으로 지문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출제 가능성이 있는 작가, 특히 EBS 교재에 수록되어 있는 작가에 주목해야 한다. 고전시가는 국문학사적 의의와 지문의 길이를 고려할 때 가사와 연시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습적으로 쓰인 표현이 많기 때문에 개별 작품을 암기하려고 하지 말고 갈래별 특징을 정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고전시가의 소재와 주제는 반복되기 때문에 정리해 두면 현대시보다 훨씬 쉽게 작품을 분석해 낼 수 있다.
▷소설
소설은 등장인물이 처한 배경(공간, 시간)과 그 속에서 전개되는 사건(갈등)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즉 ①인물의 성격'심리'태도 파악 ②사건 전개 및 갈등 구조 파악 ③배경 및 소재의 기능 파악 ④내용 전개 및 서술상의 특징(시점, 인물 제시 방법) 등에 대한 이해가 주요 문제 유형이다. 따라서 문학사적으로 의의를 지니는 중요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소설의 감상 원리를 익혀야 한다.
고전소설은 유형별(영웅소설, 애정소설, 가정소설, 우화소설, 판소리계소설, 한문소설)로 정리하면서 고전소설만의 특징(편집자적 논평, 전기적 요소 등)에 주목해야 한다. 고전소설과 관련해 한자성어가 출제되므로 EBS 교재에 제시된 한자성어는 오답으로 제시된 한자성어까지 반드시 정리해 두어야 한다.
▷비문학
비문학은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 생활'언어'로 나누어진다. 문제 유형은 동일하지만 제재에 따라 주로 쓰이는 글의 전개 방식이 있으므로 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첫 문단을 통해 화제를 파악하고, 문단과 문단이 연결되는 지문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문 속에서 정답의 근거를 찾아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모든 문제의 근거는 지문 속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어휘, 어법 등은 제재에 상관없이 출제되므로 모르는 어휘가 나올 경우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 자기에게 특히나 취약한 제재가 있다면 집중적으로 학습해 비문학 지문에 대한 감각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문과 계열의 학생은 과학'기술 지문에 어려움을, 이과 계열의 학생은 철학'경제 지문에 어려움을 느끼기 쉬우므로 그에 대한 집중적 학습이 필요하다.
정리'최병고기자 cbg@msnet.co.kr
글'김기훈(외대부속용인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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