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 감상자'수집자 늘어 조선후기 회화 발전"

이동민 '조선후기 회화사' 펴내

19세기는 18세기와 20세기를 이어주는 다리다. 1800년, 정조의 죽음이 있었다. 정조의 죽음은 18세기가 마감하고 19세기가 시작한다는 시간의 경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치'문화사에서 조선시대 최고의 문화를 이루었던 한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변화가 도래한 시기로 들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 회화사도 이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동민 대구문인협회 수석부회장(수필가)은 조선시대 영'정조 시대에 초점을 맞춘 책 '조선후기 회화사'를 발간했다.

저자는 정조의 죽음이 한 왕의 죽음 이상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영'정조 시대에 축적된 문화적 기량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 즉 조선을 지배하던 이념들이 무대 뒤로 사라지면서 새로운 가치 체계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회화도 마찬가지. 당시 회화사의 중심이었던 강세황과 그의 제자로 조선 전통회화의 중심이었던 김홍도도 1800년을 전후로 죽었다. 이들의 죽음 이후에 18세기에 풍미하던 진경산수가 쇠미해지고, 풍속화도 슬그머니 꼬리를 감춘다. 추사 김정희가 문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화단을 풍미한다.

저자는 조선후기 회화를 발전시킨 요인 중 하나로 감상자 층의 확대를 꼽는다. 당시 경제적으로 부를 획득한 중인과 상인 계층 가운데 감식안이 높아지고, 그림을 소장해 향유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림은 상품으로 거래됐고, 그림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이들은 그림을 감상하고 기록을 남김으로써 조선 회화사에서 회화비평의 역할까지 했다. 이들의 영향으로 사실적 표현으로 이해가 쉬운 진경산수화, 풍경화가 나타났고, 은밀히 춘화첩도 나돌았다고 한다. 화원화가들의 작품이 나오게 된 사회문화적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수필과비평사 펴냄, 1만5천원.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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