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양이 현상금 700만원…사상최고 사례금 제시

문경지역 40대 주부

24일 오전 문경시 문경읍 온천지구 내 금우문화재단 건물 인근에 부착된 실종 고양이의 현수막과 포스터. 현상금 700만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고도현기자
24일 오전 문경시 문경읍 온천지구 내 금우문화재단 건물 인근에 부착된 실종 고양이의 현수막과 포스터. 현상금 700만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고도현기자

"우리 고양이 찾아 주시면 700만원을 드립니다."

문경에 사는 한 40대 주부가 집 나간 고양이를 찾기 위해 반려동물 현상금 사상 최고 액수인 700만원을 내걸어 주민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문경지역 주택가와 버스승강장을 비롯한 곳곳에는 '고양이를 찾습니다'란 대'소형 현수막과 8절지 포스터가 붙어 있다. 웬만한 실종자 찾기 사례금보다 높은 현상금에다 주인의 고양이 사랑을 표현한 글귀가 너무 애틋해 주변의 많은 관심과 눈길을 끌고 있는 것.

고양이 주인은 포스터에서 "내 생명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고양이다"며 "집을 나간 후 식음을 전폐하고 1년 동안 까만 밤을 하얗게 눈물로 지새웠다"고 설명했다. 또 "그 까짓것 고양이 하시겠지만 저로서는 고양이가 제 인생의 전부였다. 우울증으로 생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다"고 표현할 정도로 고양이를 잃은 후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음을 호소했다.

이 주부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고양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종 당시 이 고양이는 11개월 된 수컷으로 이름은 야옹이. 이 주부는 "처음에는 집 주변을 중심으로 찾기 시작했으나 최근 현상금을 700만원으로 올리고 53개의 현수막과 포스터 1만 장 중 7천 장을 혼자서 걸고 부착하는 등 인근 예천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비슷한 고양이를 발견했다는 전화를 수없이 받았지만 확인 결과 야옹이가 아니었다"고 했다.

현수막과 포스터에는 주인이 안고 찍은 실종 고양이 사진 2매를 비롯해 고양이가 2010년 12월에서 2011년 1월 사이 집을 나갔으며, 분실장소는 점촌 옛날군청 부근 방울꽃집 옆, 특징은 꼬리 끝이 굽었고 성격이 온순하다고 돼 있다.

주민들은 "현상금 액수에 놀랍지만 이해하기 힘들다" "고양이를 정말 가족과 같이 사랑했다면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는 등 여러 견해가 분분하다.

지역 동물단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와 고양이 통틀어 반려동물 현상금 중 최고 액수로 파악되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정성으로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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