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학교 폭력을 뿌리 뽑을 기회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벌인 전수 설문 조사 1차 자료를 바탕으로 경찰청이 학교 폭력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 이 가운데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 내용이 있는 사안은 관할 경찰서가 즉시 수사할 방침이다. 이번에 교과부가 경찰에 넘긴 설문 조사 자료는 30만 3천473건이다. 경찰은 이 중 9.1%인 2만 7천835건에 대해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2차 자료는 57만 8천 건이다. 1차 자료 비슷하게 추정해 본다면 앞으로도 5만 2천여 건 이상이 수사 대상인 셈이다.

경찰이 조사하면 드러나겠지만, 학교 폭력이 이렇게 광범하게 퍼져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일어나는 학교 폭력의 잔인함은 역설적으로 사소한 폭력에 무뎌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 워낙 자주 일어나니까 반복 학습 교육처럼 돼, 액수가 크지 않은 갈취와 약간의 폭력은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학교 폭력은 초기 단계에서 막지 못하면 점점 큰 폭력으로 번지고, 학교가 아예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까지 이른다. 이는 사회문제로까지 번진 대부분 학교 폭력 사건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일어난 것이라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난다.

요즘, 학교 폭력 추방에 대한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참에 정부와 교육청, 학교, 가정은 모두 힘을 모아 학교 폭력 뿌리 뽑기에 나서야 한다. 교과부와 교육청은 그동안 내놓은 대책을 월별, 혹은 분기별로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또 학교와 가정에서는 아무리 사소한 폭력이라도 주의 깊게 살피고, 상담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한 번의 부주의로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도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비참한 결과를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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