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엔 에듀테인먼트!(놀면서 배운다)
'토요일엔 놀이와 학습을 함께'.
다음 달부터 대구 모든 초'중'고교들이 주5일 수업제를 전면 시행한다. 학부모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자녀와 함께할 거리를 찾는 일이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놀이와 체험을 통해 창의력을 키워주고 새로운 경험을 갖게 해주고 싶다면 백화점, 대형소매점 등 유통업계와 놀이공원, 여행사 등 레저업계에서 불어오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바람에 몸을 실어보는 것은 어떨까. 에듀테인먼트는 교육(education'에듀케이션)과 오락(entertainment'엔터테인먼트)을 합친 말로 재미를 섞은 학습, 놀이를 통한 학습을 뜻한다. 이들 업계는 진로체험, 역사투어 등 다양한 토요일 활용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유통업계, 주말 체험 강좌 확대
맞벌이를 하는 박정은(39'여'대구시 수성구) 씨 부부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걱정스럽다. 학교에 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등 공부에 별 흥미가 없는데 두 번 더 늘어난 '놀토'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이다.
"토요일 학교에서 괜찮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도 아들이 고개를 저을 겁니다. 당장 학업 성적보다는 컴퓨터 외에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는 걸 알게 해주고 싶은데 혼자 힘으론 여의치 않네요. 이웃 또래 아이들은 토요일에 모두 학원으로 가버리니 친구를 만들 기회도 잘 없고요."
이번 주말 자녀와 에듀테인먼트를 즐길 곳을 찾는다면 가까운 백화점, 대형소매점 등 유통업체를 주목할 만하다.
대구백화점은 다음 달부터 매주 토요일 대백프라자점 문화센터에서 재능을 발견하고 창의력을 키워주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한다. 7~13살 어린이 대상으로 '브레인업 바둑교실' '로봇과학교실' '어린이 아나운서 교실' '어린이 창작도예교실' 등 50여 개 강좌를 진행한다. 초'중학생을 위한 '교과 필수 포스터 그리기',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비누클레이 & 쿠키클레이' 강좌도 마련했다. 대백문화센터 김태곤 차장은 "주중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심리적, 육체적으로 쉴 틈을 줘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기존 강좌들 외에 '브리코 어린이 건축교실' '어린이 방송 댄스' '케이넥스 창의공작교실'을 새로 운영한다. 또 환경재단과 함께 어린이 환경학교를 개설, 숲의 역할 등 현장 체험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점 문화센터 김영은 실장은 "초등학생들에게는 창작과 놀이 강좌, 중학생 이상 학생들에겐 영어, 미술, 음악 등 문화강좌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했다.
동아백화점은 8~13살 학생을 대상으로 3개월 과정의 토요 강좌를 연다. '영재 논리속독' '우리 역사 바로 알기 시리즈' '위풍당당 발표력 교실' '토요 플루트' 강좌 등이 그것이다.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17일 '국립과천과학관으로 떠나는 사이언스 탐구교실', 4월 7일 공주박물관과 낙화암 등을 돌아보는 '화려한 꽃을 피운 백제 역사 속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마트가 팔공산 인근 농장에서 운영할 '주말 가족농장'은 다음 달 파종 행사를 시작으로 10월 김장 행사까지 매주 주말 가족이 자연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짠 프로그램. 이곳 월배점과 반야월점에서는 방송댄스, 동요와 성악교실 등 문화 강좌도 연다.
홈플러스는 주5일 수업제 시행에 맞춰 해금과 하모니카, 통기타 등 악기체험을 비롯해 '신나는 체육 놀이' '체형 교정 성장체조' '아이돌 방송댄스' 강좌 등을 운영한다. '김해에서 만나는 금관가야' '단양팔경과 단양 기행' 등 가족이 함께 떠나는 '생생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훌훌 털고 떠나볼까…여행사, 놀이공원도 토요 프로그램 새 단장
초등학교 2학년과 1학년 남매를 둔 직장인 김창현(40'대구시 수성구) 씨는 주5일 수업제 실시로 쉬는 토요일이 늘게 되면 가족여행을 자주 다닐 작정이다. 자녀가 더 자라면 학습 부담 등으로 함께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이 같은 생각을 굳혔다. 다만 어디로 여행을 떠날지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올해는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가까운 곳으로 함께 여행을 다니며 추억을 많이 쌓고 싶어요. 다만 자주 다니려면 괜찮은 여행지를 많이 알아둬야 할 텐데 떠오르는 곳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죠."
주5일 수업제 시행을 맞아 가족 간 정을 쌓고 견문도 넓힐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각 여행사들은 역사 공부 등 학습 효과까지 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가족 여행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 놀이공원도 쉬는 토요일 늘어날 학생 방문객을 위해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여행사 '대구답사마당'은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매월 첫째 주 토요일 '교과서와 함께하는 역사체험 학습단' 2개 반을 꾸린다. 팔공반 경우 공주박물관과 무령왕릉, 곰나루 등을 둘러보는 '백제의 향기 공주'를 시작으로 탄금대, 미륵사지, 중원고구려비를 찾는 '충주 탄금대' 프로그램까지 12회 답사여행을 하는 일정. 비슬반 또한 강화역사관, 고려궁지 등 '강화도 역사기행'부터 다산기념관, 백련사, 영랑생가 등 '강진 다산초당' 프로그램까지 12회 운영된다.
대구답사마당 이승호 원장은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면 당일 또는 1박 2일로 가족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 효과를 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르면 한층 더 뜻깊은 여행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여행과 문화' 여행사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인문학 기행 등 '가족문화체험여행', 셋째 주 토요일에는 역사, 과학 교과서와 연계한 '어린이 교육여행', 넷째 주 토요일 경우 '가족 생태환경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토요일 여행객이 몰릴 것에 대비, 일요일을 이용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다음 달 4일 소담수목원과 동피랑마을을 찾는 경남 통영 여행, 3월 18일 전남 광양을 방문해 섬진강 매화마을을 둘러보고 딸기 따기 체험을 하는 일정 등이 마련돼 있다.
이월드(옛 우방타워랜드)는 학생들을 위한 청소년 전용 무대를 마련한다. 83타워 4층 광장의 간이 무대 두 곳을 예술적 재능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내준다. 이와 별도로 소규모 콘서트나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열 수 있는 무대도 개설할 계획이다. 이달 중순 청소년들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학교 대항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W-왕중왕전'을 열기도 했는데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월드 관계자는 "청소년기를 얼마나 행복하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 전체의 색깔이 달라진다"며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각종 문화활동을 통해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사진설명1=다음 달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학교와 공공도서관,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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