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오성'(東洋 五聖)의 후손들이 안동을 찾는다. 공자와 증자, 맹자의 직계 후손들이 다음 달 6일 도산서원 춘계 향사례를 집례하기 안동을 찾아 퇴계를 만나고 퇴계 후학들과 교류하는 것.
안동시는 오는 3월 6일부터 9일까지 공자의 79대 종손인 쿵췌이창(孔垂長'37), 증자의 75대 종손 정칭홍(曾慶泓'52), 맹자의 76대 종손 멍링지(孟令繼'34) 등 20여 명이 안동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6일 도산서원 춘계 향사례에 참석해 집례하고 퇴계 가문과 자매결연을 할 계획이다. 또 이들은 퇴계의 대표적 제자인 서애 류성룡의 종택 하회마을 충효당과 학봉 김성일의 서후 금계마을 종택을 찾아 교류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들 동양 오성 종손이 같은 곳을 함께 방문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안동 방문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교류를 놓고 학계 등에서는 '동양오성, 안동을 통해 추로지향(鄒魯之鄕'공자와 맹자의 고향이란 뜻. 예절을 알고 학문이 왕성한 곳을 말함)으로의 회귀를 꿈꾼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손상락 안동시청 세계문화유산담당은 "도산서원 유네스코 잠정목록 등재와 맞물려 유교의 주창자인 공'맹의 종손들이 도산서원 향사에 제관으로 참석하는 것은 굉장한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그는 또 "안동이 갈무리하고 있는 유교적 가치가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 실천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유교 종주국인 중국에서 공'맹의 종손들이 자기 조상이 주창한 유교적 가치관의 본디 모습을 한국에서 찾고자 방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최성달 안동시역사기록관도 "동양오성 종손들의 안동 방문과 서애'학봉종가와의 교류는 무엇보다 학맥의 상징성의 변화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금까지 공자와 퇴계라는 단선 일변도에서 주변의 제자를 포괄하는 입체 구조로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동양오성 종손들과 퇴계 후학들의 만남은 유학이 공자로부터 시작돼 증자'자사'맹자'주자를 거쳐 퇴계에게로 전해진 정통성을 확인하고 공식화하는 자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공자의 77대 종손인 쿵더청 박사는 지난 1980년 도산서원을 찾아 퇴계 선생에 참배하고 흠모하는 마음을 '추로지향'이라는 휘호로 남겨 안동이 공자'맹자와 같은 성현이 태어난 고향과 같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쿵 박사가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2008년 11월 12일에는 안동시장 등이 직접 조문하기도 했으며 퇴계 16대 이근필 종손은 "유림이 넋을 앓고 통곡을 그치지 못합니다"라는 제문으로 이별의 아픔을 전하기도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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