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LG 김성현 전격 체포 충격…경기조작 '헬게이트' 열리나

검찰조사서 혐의 시인한 듯…또다른 선수 소환 관심

프로야구 경기조작 의혹을 받았던 LG트윈스 김성현(23) 선수가 검찰에 체포되고, 같은 팀 다른 선수 A(26) 씨도 조만간 소환될 예정이어서 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야구팬들은 시즌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터진 경기조작 파문으로 프로야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1천만원 받고 볼 던졌다?

28일 오후 대구지검에 체포된 김 선수는 이날 검찰 조사에서 "경기조작에 간여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전직 야구선수인 브로커 K(26) 씨와 짜고 김 선수가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던 지난해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천만원을 받고 고의로 '첫회 볼넷'을 던지는 등 경기조작을 했다는 것.

검찰은 넥센 소속의 김 선수가 지난해 4월 2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전과 5월 14일 같은 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첫회 볼넷'을 두고 경기조작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4월 경기는 성공하고 5월 경기엔 첫회에 볼넷을 주지 못해 실패했지만 경기당 500만원의 사례금은 모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선수와 브로커 K씨는 제주의 한 고교 선'후배 관계다.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선수가 다른 선수들을 K씨에게 소개하거나 직접 경기조작을 제의하는 등 선수 브로커 역할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실제 프로야구 경기조작 의혹과 관련한 수사 초기에 김 선수와 같은 팀 소속의 한 투수가 "경기조작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구단에 자진신고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에서 김 선수의 입에서 다른 선수들의 이름이 나올 경우 프로야구 경기조작 파문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29일 김 선수에 대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다른 의혹 A선수 소환?

그동안 프로야구 경기조작 의혹에 대해 강력 부인하던 김성현 선수가 검찰 조사에서 순순히 자백했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의 초점은 경기조작 의혹을 사고 있는 A선수에게 모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선수는 지난해 시즌 하반기 두 경기에서 경기당 200만~300만 원을 받고 '첫회 볼넷' 등의 경기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A선수를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선수를 브로커 K씨에 소개해준 '제3의 인물'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선수의 소속 구단 등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A선수는 29일 조기 귀국해 내달 2일쯤 대구지검 강력부에 출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팬들 공황 상태

프로야구 경기조작 파문이 사실화되면서 야구팬들과 각 구단은 프로야구 열기가 식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4월 초 개막하는 2012년 프로야구는 박찬호'이승엽'김병현'김태균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외파가 대거 나서면서 사상 최대의 흥행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터에 경기조작 파문이 일어 뒤숭숭하다.

야구팬들은 김성현 선수의 검찰 체포 소식이 전해진 28일 오후 내내 각종 포털사이트를 통해 불만을 쏟아냈다.

한 야구팬은 "프로야구 경기조작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선수들을 믿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지금은 아무도 믿지 않고 야구에 대한 관심을 접겠다"고 분노했다. 다른 야구팬은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은 공명정대한 승부를 펼치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 것인데, 경기조작이라는 꼼수가 숨어있다면 더 이상 스포츠가 아니다. 수백만 명의 야구팬을 우롱하는 처사로, 경기조작에 관련된 선수들은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야구팬들은 "올해 해외파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시즌이 시작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렇게 될지 예상도 못했다"며 "이왕 이렇게 된 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두 파헤쳐 경기조작이라는 싹을 완전히 없애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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