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는 2일 오전 LG 트윈스 투수 박현준(26) 선수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 선수는 지난해 프로야구 경기에서 브로커들의 제안을 받고 두 차례 경기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의로 '첫회 볼넷'을 주는 대가로 경기당 200만~300만 원씩을 받았다는 것.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브로커 K(25) 씨와 프로배구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G(28) 씨, 최근 프로야구 선수와 브로커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야구선수 출신 브로커 K(26) 씨 등 프로스포츠와 관련된 3명의 브로커가 모두 일관되게 박 선수를 경기조작 가담자로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프로야구 경기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LG 트윈스 투수 김성현(23) 선수는 1일 구속 수감됐다. 이날 오후 대구지법에서 열린 김 선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전우석 판사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경기조작 가담 혐의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검찰은 김 선수가 다른 선수들을 브로커들에게 소개하는 '선수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선수의 통화내역과 계좌추적 등을 통해 김 선수가 다른 선수들을 브로커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자주 가졌다는 것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4개 구단 대여섯 명의 현역선수가 거론되고 있으며, 김 선수는 이들 선수를 브로커에게 소개해주는 대가로 한 명당 100만원씩의 사례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선수가 브로커에게 소개한 다른 선수들도 경기조작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어서 프로야구 수사 강도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달 29일 참고인 신분으로 대구지검에 소환된 넥센 히어로즈 투수 문성현(21) 선수는 이날 1시간가량 짧게 조사받은 뒤 귀가했다. 넥센 관계자는 "문성현 선수가 검찰 조사에서 2010년 모르는 번호의 누군가에게 이상한 내용의 전화를 받았고, 곧바로 거절 의사를 밝힌 뒤 전화를 끊었다는 내용을 진술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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