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외부 영입인사 '사퇴 노이로제'

새누리당, 비대위원 툭하면 배수진…민주당, 공심위원장 파업에 홍역

당의 개혁과 쇄신에 중립성을 기하고자 영입한 외부 인사지만 내홍의 근원지 역할을 하면서 여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른바 '외부영입의 딜레마'인데 툭 하면 '사퇴의 배수진'을 치거나 '회의 중단이나 보이콧' 등을 선언하면서 파열음이 줄기차게 양산되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의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이 2일 오후 공심위 회의를 속개했지만 그의 '공천 보이콧' 여파는 컸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각자의 이익이나 당선에 연연한다"는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면서 '기득권 몫 공천'이 자행됐음을 시사, 시인했고 민주통합당에 대한 실망 여론이 번지고 있다. 지도부 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불법이 성행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계파 간 야합', '지분 나누기식 공천' '구민주계 학살' 등이 거론되는 마당이라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전전긍긍하는 꼴이다. 일부는 "숨어서 폭로하는 내부고발자가 아니라 당이 영입한 외부 인사가 헐뜯는 행태이기 때문에 같이 가기도, 끊고 가기도 다 힘들다"는 푸념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은 걸핏하면 '사퇴 가능성'을 시사하는 외부 위원들 때문에 더 골치다. 지난해 말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자마자 일부 비대위원이 'MB측근, 실세, 전직 지도부, 친박계 중진 용퇴'를 장외에서 발언하고 지도부가 이를 바로잡는 과정을 거치면서 삐거덕거렸다. 일부 비대위원은 공천 심사과정에까지 관여하려다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다.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꾸려지면서 4년 전과 한치도 달라진 것이 없이 계파 갈등이 비쳐지고 '정치 보복' '무소속 출마' 등등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현역 대 외부 인사 간 마찰이 숙지지 않고 있다. 비대위와 공추위 간 알력다툼이 양산되고, 급기야 이재오 전 특임장관 공천을 두고 일부 비대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고 일부는 이에 동조하면서 새누리당 쇄신은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사퇴 시사→당 설득→사퇴 번복'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외부영입 인사가 당에 대한 충성도나 충실도, 진정성 부분에서 약할 수밖에 없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외부영입으로만 중립성이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밖에 없는 기존 정당이 자초한 일이라 지적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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