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병원, 음식점·편의점 직영화 '파열음'

병원 "경영성과 미흡" 노조 "돈벌이 아닌 직원 복리후생 설립"

경북대병원 새마을금고 운영권을 둘러싸고 병원과 노동조합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발단은 현재 병원 새마을금고가 운영하는 푸드코트, 커피숍, 편의점 등을 2일부터 병원이 직영하겠다는 병원장 명의의 공문을 노조에 보내면서 시작됐다.

경북대병원 측은 "그간 법적으로 국립대병원이 환자 편의를 위한 음식점, 편의점 등을 직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새마을금고를 만들어 위탁 운영토록 했다"며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직영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지난해 경북대병원과 치과병원 내에 음식점, 편의점, 커피숍, 과자점 등 13곳의 매출이 42억여원에 이르는데 당기 순이익은 1억8천만원에 불과하고 새마을금고의 신용사업에서 2천만원 적자가 났기 때문에 실제 순수익은 1억6천만원에 불과하다. 법적 근거에도 부합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도 직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북대병원 노조 측은 "새마을금고는 병원 수익이 아니라 직원 복리후생을 위해 설립된 것인데 병원 측은 국립대병원의 설립 취지를 망각한 채 돈벌이에 치중하고 있다"며 "새마을금고가 지출한 중앙매점 공사비 25억원 중 지하 1층 및 지상 1층 복도와 화장실 공사비 7억원은 당연히 병원 측이 부담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병원이 떠넘겼다"고 반박했다.

이런 갈등으로 지난달 27일 경북대병원 10층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북대병원 새마을금고 2012년도 정기총회'가 무산됐다. 노조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자 새마을금고 이사장(조병채 진료처장)은 "피케팅을 하면 총회를 진행할 수 없다"며 돌아가 버린 것. 총회 시작을 기다리며 대강당에 모여 있던 회원 300여 명은 그냥 돌아가야만 했다.

편의시설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새마을금고 운영 문제를 둘러싼 외부감사 및 검찰 조사, 현재 진료처장이 겸직하는 당연직 이사장의 조합원 직선 등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우성환 노조 분회장은 "새마을금고 운영 실무자인 상무와 관련해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고, 2개월 감봉에 보직해임 조치가 내려지면서 자체 감사를 벌였다"며 "하지만 자체 감사로는 계좌추적을 못 하는 등 한계가 있는 만큼 투명 경영을 위해 외부감사와 더불어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병원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병채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새마을금고의 신용사업은 그대로 두고 편의시설 운영권만 병원이 직영하겠다는 것이며, 아울러 새마을금고 직원들의 고용도 그대로 보장한다는 뜻을 전했다"며 "효율적인 새마을금고 운영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병원 직영을 검토한 것이며 아직까지 최종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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