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야구 전 구단 수사확대?…4개 구단 5,6명 거론

구속 김성현·브로커 통화내역 집중 분석

검찰 조사에서 LG 트윈스 투수 김성현(23)'박현준(26) 선수의 프로야구 경기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가운데 검찰이 이들 선수 외에 다른 선수들의 가담 여부에 대해서도 확대 수사할 방침이어서 개막을 한 달(4월 7일) 앞둔 국내 프로야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5일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호경)는 구속된 김성현 선수와 전직 야구선수인 브로커 K(26) 씨 등의 전화통화 내역을 집중 분석해 이들과 자주 통화했거나 만남의 자리를 가졌던 다른 구단 선수들에 대한 수사를 두고 고심 중이다.

현재 검찰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온 선수는 4개 구단 5, 6명의 현역 선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한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수사 확대에 나선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들이 경기조작에 관해 제안만 받았는지, 실제 가담했는지 여부는 앞으로 수사를 개시한다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은 프로배구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된 브로커 G(28) 씨가 프로야구에서도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전주(錢主)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어 '제3의 브로커'가 없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또 검찰은 김 선수가 브로커 K씨의 집에서 한동안 함께 생활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김 선수가 다른 선수들을 소개하는 '선수 브로커' 역할을 했는지, 불법도박을 함께 벌였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선수의 변호인은 5일 매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김 선수가 지난해 총 600만원을 받고 두 경기에서 경기조작에 가담해 한 경기에서 성공한 것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김 선수가 경기조작에 실패한 경기 때문에 브로커들의 협박과 공갈에 못 이겨 자신이 받은 사례비에 집 보증금까지 보태 3천만원을 뜯기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브로커들이 경기 도중 '장난치나' '두고 보자' 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괴롭혔고 "너 때문에 돈을 잃었으니 보상하라"며 돈을 빼앗았다는 것이다.

이 변호인은 또 "김 선수가 경기조작 단순 가담 외에 제기되고 있는 다른 의혹들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 특히 다른 선수를 소개해주고 사례비를 챙겼다는 것은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행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김성현'박현준 선수에 대해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두 선수는 훈련은 물론 시범경기'정규리그 경기 등 구단 활동에 일체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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