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만 잘하면 어려운 일이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말 속에 말 들었다."(말 속에 깊은 뜻이 있다는 말) "말은 보태고 떡은 뗀다."(말은 퍼질수록 더 보태어지고 음식은 이 손 저 손으로 돌아가는 동안 없어지는 것이라는 말)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온다."(상대편이 말을 고맙게 하면 제가 생각하였던 것보다 훨씬 더 후하게 해준다는 말) "말이란 탁 해 다르고 툭 해 다르다."(같은 내용이라도 표현하는 데 따라서 아주 다르게 들린다는 말) "말이 씨가 된다."(늘 말하던 것이 마침내 사실대로 되었을 때를 이르는 말) "말 잘하고 징역 가랴."(말을 잘하면 징역 갈 것도 면한다는 뜻) 등 우리 속담에는 말에 관한 것들이 많이 있다.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탈무드'에도 말로 인해 생기는 피해에 대한 언급이 있다. "남을 헐뜯는 말은 살인보다도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살인은 한 사람밖에 죽이지 않으나, 남을 헐뜯는 말은 세 사람을 죽이기 때문입니다. 곧 남을 헐뜯는 말은 그 말을 퍼뜨리는 사람 자신,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그 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을 죽입니다." 이같이 한 번 입에서 나간 말은 자신은 물론이고 듣는 사람, 그 말의 대상이 되는 사람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회 지도층 인사가 자신이 내뱉은 말로 인해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아 왔지 않은가.
우리는 가끔 말의 중요성을 의식하다 '말'도 안 되는 '말'을 은연중에 하는 실수를 하게 된다. "이번 주가 사은행사 기간이시잖아요." "이 옷 색상이 너무 예쁘시죠?"라는 말을 백화점 등 서비스 업종에 들렀다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기간이잖아요." "예쁘죠?"라고 하면 될 것을 고객에게 친절히 대하려다 보니 상품에 대한 잘못된 존대어가 만연돼 있는 경우다.
'존댓말' 또는 '높임말'은 사람이나 사물을 높여서 이르는 말로 아버님'선생님 따위의 직접 높임말, 진지'따님'아드님 따위의 간접 높임말, 뵙다'여쭙다'드리다 따위의 객체 높임말이 있다.
"선생님, 오늘 오후에 시간이 계십니까?" "지금부터 회장님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귀중한 책이 많이 계시죠?" 등의 표현은 상대방에 대한 과도한 존칭으로 되레 자신의 무지함을 드러내 보일 뿐이다. 기록으로 남는 글도 바르게 표기해야 하지만 말은 한 번 내뱉으면 다시는 주워 담지 못한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한다.
2월부터 한 백화점이 판매사원들의 잘못된 존댓말을 바로잡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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