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새누리 공천 불복, 심상찮다

컷오프·전략지역 현역들, 탈당→무소속출마 고려

공천과 관련한 새누리당의 2차 발표 이후 '공천 후폭풍'이 대구경북 이곳저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단수로 추리는 여론조사 명단에서 빠지면서 일찌감치 컷오프된 공천 신청자들과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돼 공천낙점이 쉽지 않게 된 현역 의원 간의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는가 하면, 탈락자들의 '탈당→무소속 출마'도 잇따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수중도 진영을 아우르겠다고 선언한 박세일 대표의 '국민생각'이 이삭줍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보수 내부의 적과 싸움이 시작됐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미 탈락이 확정된 무소속 도전자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들과의 연대가 성사된다면 대구경북 지역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대 무소속 연대의 대결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탈락이 확정된 정해걸 의원(군위의성청송)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공천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재심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의원은 "공천위 스스로가 정한 경선지역 기준조차 무시하며 밀실(密室)'사심(私心) 공천이 자행된 것과 관련해 공천위에 재심사를 청구한다"며 "공천위에서 수용하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당의 1, 2차 여론조사 결과 초박빙 지역으로 분류됐음에도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된 대구 중남구의 배영식 의원도 '꼼수공천' '공천학살'을 주장하며 "무소속 출마 불사"를 선언했다. 배 의원은 "새누리당의 공천방식은 과거 한나라당의 비리를 차단해서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명분과는 달리 깨끗하게 일 잘하고 신망 있는 현역의원을 전략공천이라는 미명하에 사실상 배제함으로써 시대 역행적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며 "구태로 마땅히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4'11총선 전략공천 철회 및 재심요청서'를 공천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공천 탈락자들은 '시스템 공천'을 천명한 당에 대해 결과를 도출한 데이터와 여론조사 진행 과정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전략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달서갑의 박종근 의원은 "일단 누가 새누리당 후보가 되는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확정 후보의 깜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무소속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북갑의 이명규 의원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다만 "원내 수석부총무로 한'미 FTA와 미디어렙법안 등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기 위해 견마지로를 다한 잘못밖에 없는데 무슨 이유로 전략지역이 됐는지 알아봐야겠다"고 했다.

공천 탈락했거나 탈락 위기에 내몰린 현역 의원들이 결국 공천 결과에 불복하고 무소속 출마의 길을 택할 경우 새누리당은 생각보다 어려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 다선의 관록과 단체장을 지낸 지역 기반을 감안하면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생각은 착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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