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대구시 제2대 복지 옴부즈맨에 임용됐다. 그날 이후 '대구시민의 복지 분야 권익 구제'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동안 기초생활수급자 지정에서 탈락돼 억울함을 호소하는 민원, 복지시설 부당 운영에 대한 민원 등 30여 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처리 민원 중에는 해결하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민원사항이 원하는 대로 해결되지 않아 관련 기관 및 부서 여러 곳을 찾아 불만과 분노를 거칠게 표출하던 민원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사후관리를 하면서 민원인의 닫힌 마음을 열게 해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옴부즈맨의 역할에 대한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또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많이 듣는 이야기가 "옴부즈맨 명칭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옴부즈맨입니다" 라고 인사하면 한 번에 통과된 적이 없다. 반드시 브레이크가 걸린다. "네 뭐라고요?" 생소하다는 반응이다. 이렇듯 '옴부즈맨'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렵다 보니 당연히 옴부즈맨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가끔은 아실 만한 분들조차도 옴부즈맨에 대해 제대로 된 역할 인식이 없어서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하물며 옴부즈맨제도를 가장 많이 활용해야 할 저소득층, 노인, 사회적 취약계층들에게 '옴부즈맨'은 더 와닿지 않는다. 대구시민사회의 요청으로 복지 분야 시민의 권익 구제를 위해 생긴 제도지만 시민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홍보가 필요하지만 명칭이 어려워 홍보하기도 힘들다. 지금의 옴부즈맨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추가 설명이 필요 없는, 명칭만 들어도 알 수 있고 기억하기 쉬운 명칭이 필요하다.
작년 6월 말 현재 옴부즈맨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는 12곳이다. 각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옴부즈맨의 명칭을 보면 서울시는'시민 감사 옴부즈맨', 원주나 익산시는 '국민고충처리위원', 안양시는 '민원 옴부즈맨', 서울 강동구는 '구민 옴부즈맨' 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기관 형편에 맞는 옴부즈맨 제도를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평택시에서는 기업 하는 분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애로 해소 옴부즈맨'을 두고 있다.
우리 대구는 복지 분야만을 특화한 '복지 옴부즈맨'을 2009년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옴부즈맨제도를 알리기 위해 홍보물 배부, 각 구청 소식지 게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를 해왔지만 여전히 옴부즈맨제도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옴부즈맨(Ombudsman)은 스웨덴어로 '대표자'대리인'변호인'후견인'이라는 뜻으로 행정기관에 의해 침해받는 각종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3자의 입장에서 신속'공정하게 조사'처리해 주는 보충적 국민권리 구제 제도이다. 이 제도는 1809년 스웨덴에서 관료와 법관의 법규 준수 및 임무 수행을 감독하는 의회의 대리인으로 시작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행정부의 역할과 기능이 강화되자 이에 대한 통제와 국민의 권리 구제 차원에서 세계 각 국가에 널리 보급되어 나라마다 고유의 역사적 전통 및 정치'행정'문화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현재 100여 개 국가가 이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대구 복지행정은 시작할 당시에는 다른 도시에 비해 앞섰지만 현재는 다소 낙후되었다는 시각도 더러는 있다. 복지 옴부즈맨은 대구 복지의 발전을 위해 시민사회의 오랜 바람에서 시작된 만큼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대구시민들께서 옴부즈맨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해 많이 활용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정정화/대구시 복지 옴부즈맨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