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조선인 최초 천주교 순교자의 비밀 재조명

KBS1 '역사스페셜' 8일 오후 10시

우리 역사에서 최초의 천주교 신자는 1784년 세례를 받은 이승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보다 무려 200년 가까이 앞선 시기에 천주교 신자가 된 조선인이 있다. 1617~1632년에 일본에서 순교한 사람들을 작성한 '205인 순교복자 명단'. 이 명단엔 '빈센트 카운(권)'이라는 이름의 조선인이 있다. KBS1 TV '역사스페셜-임란포로 빈센트 권은 왜 화형당했나?' 편(8일 오후 10시)에서는 잃어버렸던 우리 역사를 다시 복원한다.

기록에 의하면 빈센트 권은 '3천 기병을 이끄는 조선 장군의 아들'로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 선봉장 고니시 유키나가에게 잡혔다. 그런데 그를 일본으로 데려간 사람은 스페인 신부 세스페데스였다. 세스페데스와 함께 일본에 간 빈센트 권은 신학교에 입학해 선교사 수업을 받는다. 관계 사료를 추측해 볼 때 아마도 5천 명에서 1만 명 정도의 조선인 기독교도가 있었다.

정신적인 구원을 뛰어넘은 실천적 행동에 큰 감명을 받은 조선포로들이 앞다퉈 천주교 신자가 된 것이다. 조선인 노예매매의 충격적 사실을 접한 신부들이 대책회의를 열어 천주교도인 다이묘들에게 조선인 노예 해방을 호소하면서 한편으론 기금을 모아 조선인 노예들을 되사기도 했다. 그리고 예수회는 일본에서의 포교 활동을 조선에까지 이어가려 했고, 빈센트 권에게 그 임무가 맡겨졌다.

에도 막부의 초대 쇼군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612년 기리시탄 금지령을 발표한 이후 지속적으로 천주교를 탄압했다. 시마바라에서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받지만 굴복하지 않았던 빈센트 권은 감옥에서 마침내 수사로 임명된다. 그리고 니시사카 언덕에서 끝내 화형당한다. 46세의 나이, 조국을 떠난 지 33년 만이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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