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 원작의 영화] 존 카터:바숨 전쟁의 서막 vs 화차

스크린 입은 소설…대작 SF와 미스터리의 대결

이번 주에는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두 편의 영화가 동시에 개봉된다.

먼저 포문을 여는 작품은 제작비 2천800억원의 대작 SF영화 '존 카터:바숨 전쟁의 서막'이다. 미지의 행성인 '바숨'에 우연히 시공간 이동을 하게 된 남북전쟁 퇴역군인인 '존 카터'(테일러 키취)가 외계 전쟁의 한복판에 휘말리면서 행성의 운명이 걸린 거대한 전쟁에 뛰어들게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종족 간의 계속된 전쟁으로 서서히 파괴되고 있는 신비의 별 바숨을 중력 차이로 인해 수십 배에 달하는 점프력과 힘을 갖게 된 지구인 존 카터가 구할 것인가?

이 영화의 원작은 '아바타' '스타워즈' 등 많은 SF 대형영화에 영향을 미친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100년 전에 쓴 SF 고전소설이다. 제목은 '화성의 존 카터'이며 시리즈 중 이번 이야기는 제1부인 '화성의 공주'에 해당한다. 또한 '월-E' '니모를 찾아서'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갖춘 애니메이션들을 연출하고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각본을 쓴 '앤드류 스탠튼' 감독의 첫 실사영화 도전작이기도 하다. 이미 '라따뚜이'와 '인크레더블'을 연출한 '브래드 버드' 감독이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을 통해 성공적인 실사영화 감독이 된 사례가 있기에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치는 높은 상태다.

바숨 행성을 통해 보여지는 다양한 자연환경과 외계 종족들 역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두 개의 달이 떠오르는가 하면 붉은 토양과 모래절벽이 펼쳐진다. 인간과 유사한 외모를 가진 종족을 비롯해 녹색 피부를 지닌 종족, 4개의 팔을 가진 고릴라, 10개의 다리를 가진 생물체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제공된다. 132분, 12세 관람가.

이에 도전하는 우리 영화는 '발레 교습소'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변영주 감독의 신작 '화차'이다. 행방불명된 약혼녀를 찾아나선 남자와 전직 형사, 그리고 그녀의 모든 것이 가짜였다는 걸 알게 된 후 드러나는 충격적인 사실들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문호(이선균)와 선영(김민희)은 결혼 한 달 전에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휴게소에 들른다. 그리고 커피를 사러 갔다 온 문호는 선영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문호는 선영을 찾기 위해 전직 강력계 형사인 사촌 형 종근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그녀의 가족도 친구도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의 제목인 '화차'란 한 번 올라탄 사람은 두 번 다시 내릴 수 없다는 전설을 가진 '지옥을 향해 달리는 불수레'를 뜻하며 신용 불량과 개인파산, 1인 가구 등 심각한 사회현실을 미스터리 특유의 긴장감 있는 설정으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영화의 홍보가 시작된 시점부터 소설의 국내 시장 판매량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책을 읽은 독자들의 발길이 다시 극장으로 향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7분, 15세 관람가.

이로써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대결하는 이번 주 극장가는 본격적인 비수기의 시작에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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