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년째 생활예절·전통다례 무료강좌 채일선 원장

"학교폭력 근절하려면 부모부터 인성예절 배워야"

"학교폭력이 난무하는 것은 학생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처벌만 한다고 학교폭력이 근절될 순 없어요. 가정에서부터 자녀에게 올바른 인성교육을 할 때 행복한 사회를 열 수 있겠죠."

대구 병암서원에서 생활예절과 전통다례 강좌를 9년째 무료로 열고 있는 (사)예절원 채일선(73) 원장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선 학교가 입시 위주 경쟁교육을 탈피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원장은 병암서원 수강생들 사이에 '훈장' 선생으로 불리고 있다. 수강생들이 예의에 조금만 벗어난 행동을 하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수강생이 교육장에서 신발을 벗지 않거나 문을 닫지 않으면 야단을 맞는다.

"가정교육의 주체는 부모입니다. 부모가 올바른 인성예절을 알아야 자녀들도 따라 배우죠. 인성예절 강좌도 사실 부모들을 위해 열고 있는 것입니다."

예절원은 생활예절과 전통다례 지도자과정을 이달 6일 수강생 30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강했다. 교육기간은 12월 4일까지 36주 과정이며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교육한다. 수료생에게는 소정의 심사평가를 거쳐 인성예절 지도자 자격 인증서도 교부할 예정이다. 채 원장은 2004년부터 무료강좌를 개설하고 강의도 혼자 도맡아 지금까지 500여 명을 수료시켰다. 2010년까지는 18주 과정으로 예절교육 기초'중급반을 운영해오다 작년부터 36주 과정의 예절'다례 지도자과정으로 바꿨다.

"예절을 돈 받고 가르친다는 게 우습지 않습니까. 저에게는 양심상 도저히 용납이 안 돼요. 예절 강좌를 무료로 운영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채 원장은 우리가 태어난 모습의 순수한 마음이 인성이라고 했다. 그녀는 인성예절의 근본을 흥선대원군의 '교학정례' 편에 나오는 작명의례에서 찾고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이름을 지어 부여하는 것이 작명의례다. 자식은 부모가 부여한 신성한 이름을 더럽히지 말고 일생 동안 명예롭고 소중하게 간직할 의무가 있다는 것.

이 밖에도 예절원은 전통혼례문화도 가르치고 있다. 함 봉하기에서부터 혼례음식 차리기, 부부혼인예절 등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제의례와 전통다례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채 원장은 현대에 맞는 실현 가능한 예절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채 원장은 병암서원이 교육장소를 제공해 줘 너무 고맙다고 했다. 강의실, 실습실, 교육 기자재를 모두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다.

"수강생 중에는 인성예절에 생소한 분들도 많아요. 이런 분들이 예절에 대해 뭔가 조금 느끼고 갈 때 보람이 크지요."

채 원장은 40여 년을 가정교육에 힘써왔다. 세종대 사범대 가정학과를 졸업한 채 원장은 대구대 사회교육원에서 25년간 예절강사로, 영남이공대 가정과에서 11년간 전임강사로 있다가 퇴임했다. 지금은 계명대 국제문화학부 한국문화 출강과 영천여성회관, 영천향교, 경산여성회관에서 인성예절'다례지도자과정 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채일선 원장은 "인성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면서 "인성예절 전문인을 많이 배출해 예절이 우뚝 서는 밝은 사회를 만드는 데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활짝 웃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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