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송탄'(雪中送炭'눈 내릴 때 연탄을 전달한다). 중국의 각급 공회(工會'노동조합)는 20년째 노동자들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윈난성(雲南省) 쿤밍(昆明)의 제련회사를 다니다 퇴직한 장밍화(張明華) 씨. 몇 년 전 그녀의 남편은 산재를 당해 생활비를 모두 자신이 부담해야 할 형편에 처했다. 게다가 아들 역시 5년 전 갑자기 급성 신장염 판정을 받아 투병 중이다. 그녀는 아들을 위해 1주일에 2차례 신장 투석을 하며 전 재산이 바닥나기에 이르렀다. 아들은 부모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가출까지 해버렸다. 장 씨는 어쩔 수 없이 쿤밍시의 '위기 직원 도움 센터'를 찾았다. 이 센터는 장 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도움에 나섰다. 우선 아들을 찾아 병원에 입원시킨 뒤 4만위안의 병원비를 마련해줬다. 장 씨는 "만약 센터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 아이의 삶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쿤밍시는 노동자들이 서로 도울 수 있는 '상호 부조 의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매월 노동자들에게 몇 위안의 돈을 거둬 적립한 뒤 노동자가 큰 병에 걸렸을 때 의료비용과 보조금을 줘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쿤밍철강회사 직원인 쑹(宋) 씨도 3년 전 임파선암에 걸려 막대한 병원비로 고민했으나 쿤밍 공회가 윈난성 '상호 부조 의료활동'에 가입해 병원 비용은 물론 3만위안의 의료보조금까지 받았다. 현재까지 윈난성에서 쑹 씨와 같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은 사람은 158만여 명이며 보조금도 9억위안에 이른다.
공회는 곤경에 처한 노동자에게 제때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완전히 빈곤에서 벗어나게끔 해주는 근본대책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공회는 직원들의 생활구제는 물론 창업까지 도와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허난성(河南省) 난양시(南陽市)의 퇴직자인 쉬샤오언(徐曉恩) 씨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퇴직한 쉬 씨는 남편 월급만으로는 가정 생활이 어려워지자 창업을 결정했다. 먼저 그녀는 냉면식당업으로 경험을 쌓은 후 '훈툰'(물만두) 식당을 열었다. 쉬 씨의 사업은 날이 갈수록 번창했으며 고수익을 내기 위해 사업 규모를 확장하려 했으나 자금난에 부닥쳤다. 쉬 씨는 공회를 찾아 상담한 뒤 일주일도 안 돼 2만위안의 소액대출을 받았다. 2만위안의 소액대출금을 종잣돈으로 쉬 씨는 현재 대규모의 물만두 회사로 성장시켰다. 쉬 씨는 2005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소액신용대출 연례회의'에서 '1등 창업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누리게 됐다. 현재 중국 각급 공회는 400억위안의 자본금을 축적해 9천만 가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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