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의사소통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의료진과 환자의 의사소통은 치료 및 서비스의 질적 측면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환자가 증상을 정확하고 명료하게 의사에게 설명하지 못하거나, 의사가 환자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진단 단계부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카셀(Cassel)이란 학자는 20여 년 전 '커뮤니케이션의 치료 효과'를 부각시켜 설명했다. 그는 의사가 환자와 소통할 때 ▷질병이나 치료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치료행위의 근거를 명확히 설명하고 ▷이를 통해 환자와 관계를 강화한다면 치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때가 많다. 양측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의료진과 환자의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4가지 요소가 있다고 지적한다.
첫째 요소는 '역할 불확실'이다. 환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의료환경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환자'라는 역할에 대한 모호함을 경험한다. 즉 환자는 병원에서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데, 이때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불확실성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환자는 역할에 맞는 대화 방식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둘째는 '책임소재 관련 갈등'이다. 환자와 의사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책임의 폭은 질병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비만의 경우 문제나 치료의 책임이 의료진보다는 환자 자신에게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암의 경우는 치료의 책임이 상대적으로 의료진에게 더 있을 수 있다. 결국 상황에 따라 책임 소재의 경계선이 변하기 때문에 의료진과 환자 간의 대화나 협상이 반드시 예측 가능한 기준의 틀 안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셋째는 '권력의 차이'이다. 많은 사회학자들은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권력관계로 설명하고 있다. 권력을 쥔 쪽은 의사다. 권력은 의사의 의학 지식과 축적된 경험 등에 기반을 둔다. 미국의 사회학자 파슨스(Parsons'1951)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불균등한 관계로 설정하고, 권력의 차이가 존재하는 불균등한 관계에서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1990년 이후 공유된 의사결정(shared decision making)이라는 개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 치료의 선택과정에 환자가 적극 참여할 수 있게 해 보다 평등한 관계에서 치료가 이뤄지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마지막 요소는 '용어 및 시각의 차이'이다. 의료진이 쓰는 의학용어는 환자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서는 잘못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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