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기성세대는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문학 소년·소녀를 꿈꿨을 것이다. 시에 목마른 사람, 시인을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 시를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은 늘 감성이 넘쳐난다. 시를 노래하면, '감성은 이성을 움직이는 에너지'란 사실을 공감한다.
◆대구재능시낭송협회
"한 편의 좋은 시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대구재능시낭송협회는 1996년 설립됐다. 15년 동안 서정시 읽는 분위기 조성과 지역민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50여 명의 회원들이 이태수, 문무학, 문인수 시인 등 지역의 유명 시인을 초빙해 정기적인 시낭송 세미나, 시낭송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대구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 기획사업 '서정시 읽는 도시-대구'의 주관단체로 선정됐다. '서정시 3편을 외우자'는 슬로건으로 학교, 구청, 문화원, 도서관, 교육청, 박물관 등 각계각층의 시민과 함께 다양한 서정시 읽기 행사를 펼쳐왔다.
회원들은 '시민과 함께하는 목요 시낭송회'를 갖는다. 매월 넷째 목요일 대구 중구 삼덕동 평화연합신경외과 지하 공연장에서 열린다.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해 시낭송을 즐길 수 있다. 2010년에는 도시철도 중앙로역, 지난해에는 반월당역 메트로센터에서 공연을 했다. 문태영 직전 회장(시인)은 올해 초 수성구청 시무식에서 애송시를 낭송했다. 오순찬 현 회장은 "대구시 전역에 시 낭송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시 극, 시 무, 시 노래, 시 퍼포먼스 등 시를 모체로 한 다양한 장르가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
◆송앤포엠(song & poem)
"사람을 아름답게, 시낭송은 감동적이게, 시노래는 흥겹게."
시를 노래하는 모임인 '송앤포엠'은 격조 높은 시문화 운동을 지향하고 있다. 김동원 대표(시인)는 "시가 인간 영혼을 풀어내는 언어 리듬이라면, 그 언어를 소리로 다시 옮겨내는 예술이 시 낭송과 시 극, 시 노래"라고 강조한다.
송앤포엠은 시를 발판으로 문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시를 통해 대중의 가슴을 열고, 밝고 행복한 사회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05년 2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매월 셋째 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대구 교보문고 문화이벤트홀에서 시 노래 공연을 했다. 2008년 11월부터는 수성못 근처 카페 '아르정탱'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파티마병원에서 3년 동안 환우들을 위한 시 노래 공연을 비롯해 대구미술광장, 수성못, 국채보상공원, 2'28공원 등에서 거리공연도 하고 있다.
김동원 대표는 "시가 시인의 가슴을 통해 언어로 길어 올리는 장르라면, 시 낭송은 시 낭송가의 목소리를 통해 사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소리 예술"이라고 했다. 즉, "시가 영혼을 풀어내는 언어 리듬이라면, 시 낭송은 언어를 다시 소리 리듬으로 바꿔내는 장르"라고 설명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대구 중구 골목과 문인
# 상화 고택 중심 이장희·백기만 등 '이웃사촌'
대구 도심에는 골목이 많다. 골목투어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은 상화 고택이다. 그곳은 대구의 예술이 꽃핀 곳이기도 하다. 한국 시 문학사의 초창기인 1920년대, '병든 낭만주의'에서 '프로문학'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인으로 언급되는 이상화와 이장희가 중구 서성로에 살았고, 공초 오상순이 불과 100m 거리에서 살았다.
빙허 현진건, 목우 백기만 등도 그리 멀리 않은 곳에서 살았다. 한 가지 짚어 볼 것은 대구 사회에서 이상화를 기리는 사업은 활발한데 이장희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장희는 이상화에 못지않은 뛰어난 시인이다. 평론가 김인환은 "백조파의 영탄과 카프의 고함이 휩쓸던 시대의 한 기적"으로 평가했다.
대구의 도심 문학에 있어서 청라언덕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계산성당 맞은편 제일교회가 서 있는 언덕이 그곳이다. 푸를 청, 담쟁이 라, 곧 푸른 담쟁이가 덮인 언덕이다. 박태준은 이 언덕에서 만난 소녀를 평생 잊지 못해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인 '동무 생각'을 탄생시켰다.
그 언덕 아래 옛 고려예식장 맞은편에 천재 화가 이인성의 아틀리에가 있었고, 인근의 계성학교는 김동리와 박목월이 학창시절 몸을 담았던 곳, 그곳은 한국의 몽마르트라고 할 수 있다.
장옥관(시인·계명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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