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두 얼굴/최광현 지음/ 부키 펴냄
"왜 이유 없이 슬프고 외로울까?" "왜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감정이 폭발할까?" "내가 나고 자란 가족의 아픔이 왜 현재 가족에서도 되풀이되나" "왜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을까?" "가족 안에 있으면서도 왜 이렇게 거리감이 느껴질까?" "왜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수시로 쏟아낼까?"
하루를 보내면서 만나는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문제들, 가족 사이의 미묘한 갈등과 긴장, 벗어나고 싶은 욕구나 이유 없이 외로워지고 슬퍼지는 까닭이 궁금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이 모든 문제의 뿌리에는 가족이 있다고 말한다.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자기 정체성이나 자존감이 훼손되고 그 일그러진 자아로 사회생활을, 가족생활을 꾸려가기 때문에 갈등과 아픔이 반복되고 증폭된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현재 가족 사이가 일그러진 이유를 가족의 중심인 부부 각자가 자신이 나고 자란 원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제대로 극복하거나 들여다보지 않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데 있다고 보고 어린 시절의 상처 입은 '내면아이'를 돌아보라고 주문한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현재 가족의 아픔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은 빙산과 같다. 겉으로 보이는 빙산의 일각만 볼 게 아니라 그 아래 커다란 얼음 덩어리도 볼 수 있어야 한다. 일상의 그림자 아래에 있는 가족의 감정과 요구를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가족의 운명이 달라진다.
가장 흔한 사례를 보자. 회사에서 속상한 일이 있어 마음이 상한 채 들어온 김 대리는 집에 와서도 굳은 표정으로 식사만 한다. 그걸 본 아내도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르고 결국 텔레비전을 보던 아이한테 불똥이 튄다. "너 지금 숙제는 하고 텔레비전을 보는 거야?" 한소리 들은 아이가 방으로 들어가면서 뒤따라오는 강아지에게 발길질한다.
이처럼 가족은 한 조각을 건드리면 전체가 움직이는 모빌처럼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간다. 가족의 문제와 갈등이 어느 한 사람의 탓이라기보다 가족 환경에 기인했다고 보는 시각이 시스템적 관점이다.
문제가 있는 부부와 가족을 치료할 때 기본 전제가 있다. 가족 문제는 각자 배우자가 어린 시설 경험한 부모의 결혼생활과 그때 받았던 상처와 지금 가족관계에서 비롯된 문제가 1+1로 합쳐져 불만과 짜증, 분노로 일그러진 가족이 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 가족 모두가 이 사실을 이해하고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고 존중하는 데서 막혀 있던 문제를 푸는 길이 열린다. 그 실마리를 찾아가는 마중물은 자기애(自己愛)를 되찾는 것이다.
이 책 어느 곳에서나 우리네 가족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들의 사례와 저자가 겪은 솔직한 상처 고백이 펼쳐진다. 그들의 상처를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와 가족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다. 264쪽, 1만3천800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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